알라베르디 수도원 - 하나님의 선물

2021. 2. 13. 10:48세상의 모든 풍경/Geor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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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어로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을 가진 알라베르디(Alla Verdi) 수도원. 

뭉게구름에 휩싸인 장대한 코카서스 산맥과 유유히 흐르는 알라자니 강을 배경으로 삼고, 시내를 낀 넓은 벌판 한 가운데 고풍스럽고 웅장한 자태로 우뚝 선 수도원은 그 자체만으로도 찬탄을 금할 수 없을만큼 아름답습니다. 

알라베르디 수도원 전경. 구글에서 빌려온 드론 촬영 사진이랍니다...^^

중세시대에는 이 수도원이 기독교 세계의 끝을 의미했다고 하네요. 이 너머로는 이슬람이 다스리는 땅으로서 지명에서부터 이슬람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알라베르디 수도원과 에피스코파시 대성당은 조지아 동쪽 텔라비(Telavie)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아흐메타 지역의 알라베르디 마을 근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도원이 세워지기 전 이곳은 달신에게 바쳐진 이방종교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6세기에 안디옥으로부터 와서 알라베르디에 정착한 앗시리아 출신 수도사에 의해 설립되었는데요. 그의 이름은 요셉 암바(Yoseb Amba), 또는 죠셉 알라베르델리(St. Father Joseph Alaverdeli)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는 이곳의 가장 중요한 수호성인으로서 그 무덤이 대성당 안에 자리하고 있지요.


이 사진도 제가 담은 것이 아니라 구글링의 산물..^^


이 수도원 건물들의 일부는 주후  6세기에 세워졌고, 지금 볼 수 있는 대성당은 11세기에 그 전에 존재하던 성 조지교회를 대체하여 Kvirike 3세에 의해 건축되었습니다.  우리는 100년만 넘어도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조지아는 기본이 천년이요, 좀 오래된 수도원들은 1,500년입니다..^^ 그러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죠..~

이 수도원 중앙에 자리잡은 데성당은 그 첨탑의 길이가 55미터로서 2004년, 트빌리시의 삼위일체 대성당이 건립되기 전까지는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므츠헤타에 있는 스베티츠호벨리 성당보다 작습니다. 이 수도원은 연례 종교축제인 알라베르도바의 중심이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주 생산지역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이 수도원 자체 브랜드를 단 알라베르디 와인 셀러를 운영하면서 포도를 재배하고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이 각도를 잡아내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지요..^^
이곳은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고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입구에서 품이 넓은 갈색바지 또는 넓은 천을 빌려주니 그것을 입거나 노출부위를 가리고 들어가야 합니다.



수도원의 중심건물인 성 조지대성당(St. George Cathedral)입니다. 조지아라는 국명에서 볼 수 있듯이 성 조지(St. George) 혹은 게오르기스는 조지아의 수호성인이자, 모든 국민들이 추앙하는 국부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성 조지 성당이 여기저기 무척 많지요.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몽골제국과 이슬람의 침략을 여러차례 겪었고, 갖은 풍상을 견뎌낸 흔적이 건물에 여실히 드러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주로 내부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성당을 좀 더 멀리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좌측으로는 수도원에서 재배하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알라베르디 대성당의 내부모습입니다. 내부형태는 십자형으로서 세 개의 아치문을 통해 들어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성당 내부는 16개의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조명이 이루어지며 낮에는 별도의 조명이 없이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대성당은 카케티의 전형적인 종교기념물들과 유사하게 비교적 소박한 형태의 조각과 벽화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중세시대에 제작된 아름다운 성화들은 이슬람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 위에 회벽을 발랐다고 합니다. 후에 회벽을 제거하면서 상당수의 벽화가 복원되고 있으나 당시에도 이미 훼손이 심각한 상태여서 완벽한 복원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천 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오면서 알라베르디 대성당은 여러 차례의 외침과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성당의 완전한 복원은 카케티를 통치하던 왕들인 알렉산더 1세(Alexander I, 1476-1511)와 에레클레 2세(Erekle II, 1744-1798)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부서진 돔의 목부분과 무너진 벽을 벽돌로 다시 쌓았습니다.


회벽을 제거한 후 복원된 벽화들을 통해 아름답고 화려한 색과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시나 중앙의 아치에는 테오토코스와 대천사 가브리엘, 미카엘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마리아의 품에 안긴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기존에 우리가 보아왔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게 느껴지는군요.


조지아정교회 성당에서는 따로 헌금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대신에 성도와 방문객들이 기도용 초를 구입하여 꼽는 것으로 성당에 필요한 비용들을 충당한다고 합니다. 동방정교회가 국교인만큼 사제와 수도사들의 기본 생활비는 국가에서 책임지는 듯 합니다.


조지아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정교회 신앙의 터전에서 자란 때문인지 기본적으로 신앙심이 아주 돈독합니다. 예배당이나 수도원을 만나면 언제나 성호를 긋고 예배당 안에 들어오게 되면 초를 꼽고 간절히 기도를 드립니다. 사제들을 무척 존경하고 정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요. 결혼식은 무조건 교회에서 사제의 집례로 정교회 예식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조지아나 아르메니아의 성당이나 수도원에 방문하면 결혼식 행렬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중앙 돔을 중심으로 한 컷 더 담았습니다..^^


예배당 문 앞으로 나오니 족히 천년은 되어 보이는 올리브나무(?)가 정원 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로 담은 사진을 못찾아 폰카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수도원은 마치 성채를 연상시키는 높은 벽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이슬람이 침략했을 때 쌓은 것이라고 하네요.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조지아 내에서도 가장 전통이 깊고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셀러(Wine Cellar)로 유명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복원관계로 내부가 개방되어 있지 않아 구글링을 통해 가져온 이미지들을 이어붙여 소개합니다. 와인투어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필수코스라고 하네요.


수도원을 벗어나면서 아내의 실루엣을 수도원과 함께 담아봅니다..^^


수도원 외곽에 있는 성화로 장식된 고풍스런 음수대입니다. 


과수원으로 둘러쌓인 수도원 전경입니다. 수도원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이 과수원 옆에는 넓은 주차장과 유적관리 사무소, 아주 괜찮은 음식과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텔라비 쪽으로 향하면서 뷰가 너무 아름다워 차를 멈추고 몇 컷을 담아보았습니다.


사실 제 마음으로는 이 수도원의 역사와 수도사들의 삶, 영적인 분위기 등을 더 깊이 알고 싶었었지만, 시간적인 제약과 적절한 설명을 제공해 줄 가이드나 안내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보너스로 역시 구글에서 퍼온 알라베르디 수도원의 가을풍경을 선물합니다. 참 아름답네요.
언젠가 다시 방문한다면 가을이나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조지아의 가장 풍요로운 땅에 자리잡은 하나님의 선물, 알라베르디 수도원을 소개해드렸습니다.


goo.gl/maps/5MM6p5mXGps89mUz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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