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이야기/인도여행다큐(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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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카르 - 밝아오는 아침을 맞으며
푸쉬카르 - 밝아오는 아침을 맞으며 Pushkar - The Last Story of Camel Fair 푸쉬카르 들판에 다시 해가 뜨고 아침이 찾아왔다. 춥고 황량한 사막의 기나긴 밤이 지나고 드디어 따스한 햇살이 대지를 비춘다. 낙타도, 사람도 스며드는 햇살을 감사함으로, 축복으로 받는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아직 잠에서 채 깨지 않은 아들이 엄마 품에서 칭얼거린다. 허리와 다리에 드러난 맨살이 유난히도 춥게 느껴진다. 아이를 내려다보는 엄마의 따스한 눈빛. 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장면이 아닐까... 아이가 드디어 울음을 그쳤다. 두 모자는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낯선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포즈를 취해주었다. 일가족이 나무 아래서 낙타와 함께 밤을 지냈다. 조그만 모닥..
2015.12.19 -
푸쉬카르(Pushkar) - 그 길 위의 풍경들
인구가 13억이나 되는 인도에서 푸쉬카르는 참 작은 도시이다. 아니 도시라기보다는 마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굳이 택시나 릭샤를 부르지 않아도 어지간한 곳들은 다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물론 이 작은 도시는 힌두들에게 성지 중의 성지로 꼽히기 때문에 마을 안에서는 오토릭샤 등 엔진을 사용하는 탈 것의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 걷기가 어려운 이들은 자전거 릭샤를 이용할 뿐이다. 그래서 시끄럽고 매연이 가득한 인도의 도시를 헤메던 여행자들이 푸쉬카르에 오게되면 그렇게 편안해 하고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서양 여행자들의 경우는 자전거를 빌려서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와 아내는 하나님이 주신 튼튼한 11호 자가용이 있기..
2015.12.15 -
힌두교의 5대성지, 푸쉬카르 호수 이야기
|| 힌두교의 5대성지, 푸쉬카르 호수 이야기 A Story of Pushkar Lake, Hindu Shrine 비쉬누, 쉬바와 함께 힌두교의 3대 신으로 꼽히는 브라흐마(Brahma)의 사원이 있는 인도 유일의 도시 푸쉬카르. 브라흐마는 힌두교에서 세상을 창조한 신으로서 가장 권위있고 경배받는 신일 것 같지만 쉬바나 비쉬누에 비하면 인기가 없는 신이다. 그 이유를 기독교의 창조주 하나님과 대비하여 살펴보면 아마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독교에서 천지를 창조하신 유일신 여호와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였고 지금도 우주와 모든 피조물, 그리고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 인격적으로 깊이 관여하며 자신의 뜻을 드러내고 있는데 반해, 힌두교의 창조신 브라흐마는 그 스스로 차고 넘치는 절대적인 신..
2015.12.02 -
푸쉬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3
|| 푸쉬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3 Pushkar - Camel Fair 2015, Sunset Part 3 둘째날에 만난 석양은 서쪽 하늘에 실비단처럼 펼쳐진 엷은 구름과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내었다. 본래 둘째날에는 푸쉬카르 호수의 석양을 담아볼 계획이었으나 석양무렵 호수에 나가보니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호수와 석양만을 담기에는 너무나 밋밋하고 기대했던 사진들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신속히 다시 낙타 매매가 이루어지는 언덕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푸쉬카르 호수의 동쪽에서 낙타축제 현장까지 걸어서 이동하려면 걸어서 최소 30분이 필요했다. 이미 서산에 기울어 가는 해를 바라보며 사진가의 마음이 급해졌다. 아내와 나는 큰 길가로 달려나가 낙타언덕을 향해 걸..
2015.11.30 -
푸쉬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2
|| 푸쉬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2 Pushkar - Camel Fair 2015, Sunset Part 2 Camel Fair 2015 홍보 웹사이트에 금년 낙타축제기간이 11월 18일~25일로 나와 있어서 우리는 16일 해질녁에 푸쉬카르에 도착했다. 축제 전날에는 전야제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으리라 기대했고, 또 이어서 축제 개막식과 더불어 화려한 오프닝 행사가 있으리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델리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장시간 동안의 기차와 버스여행에 피곤했던 우리는 당일 저녁에 잠시 푸쉬카르 호숫가를 산책하고 돌아와 숙소에서 푹 쉬어야 했다. 다음 날 낮에는 푸쉬카르 호수와 시내를 돌아보다가,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연인이 되어 인도에 여행 온 미국+남아공 커플인 벤과 자넷을 ..
2015.11.28 -
푸시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1
|| 푸시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1 Pushkar, Camel Fair 2015, Sunset Part 1 인도 서북부의 광야와 사막지역에 위치한 라자스탄주. 라자스탄이라는 말은 “왕들의 땅”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낙타는 중요한 운송 수단이자 생계 수단이다. 끈질긴 생명력과 튼튼한 체력, 그리고 모래에 잘 빠지지 않는 특이한 발굽 등으로 사막에 최적화된 이 동물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가축이 되었다. 여기에도 우리나라의 소시장처럼 낙타와 말, 염소 등 가축을 사고파는 가축시장이 있는데 라자스탄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진 시장이 바로 푸쉬카르 낙타시장이다. 보통 힌두력으로 11월 첫보름 4일전부터 보름날까지 열리는 이 푸쉬카르의 낙타축제에는 인근의 여러 지역에서 수만 마리..
2015.11.27 -
히말라야의 유서깊은 도시, 짬바에서의 추억들
|| 히말라야의 유서깊은 도시, 짬바에서의 추억들 Memories in Chamba, a historical Himalayan City 히마찰 쁘라데시의 맨 서쪽에 위치한 짬바 디스트릭은 히말라야의 줄기인 다올라다리 산맥과 그 주변에 형성된 계곡,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 히마찰 쁘라데시 동부지역들이 주로 해발 5천에서 6천미터에 이르는 고봉들로 이루어진 반면에 이곳 서쪽 지역은 2천에서 4천미터에 이르는 그다지 높지않은(?) 봉우리들이 자리잡고 있고, 기후와 식생 등 생활환경에 있어서 동부지역보다 훨씬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여유롭다고 할 수 있다. 온통 숲으로 뒤덮인 자연환경 덕분에 수자원이 풍성하고, 사과를 비롯한 과일들과 각종 고산지 채소, 특용작물 등을 재배하여 주민들의 수익도 높은 편이다. 주민들은..
2015.10.21 -
달하우지 - 짬바 가는 길
|| 달하우지 - 짬바 가는 길 Dalhousie - A Journey to Chamba 히마찰 쁘라데시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짬바 디스트릭(Chamba District). 달하우지와 카지아르 등을 포함한 아름다운 휴양지를 포함하고 있는 짬바 디스트릭은 히말라야에서 뻗어나온 다울라다르 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하며 라비(Ravi) 강과 짜메라(Chamera) 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계곡 곳곳에 크고 작은 여러 도시와 마을들이 발달되어 있다. 작년까지 히마찰 동부지역을 대부분 돌아보았지만 서부지역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마음이 설렜다. 이번에도 오지 여행때마다 기쁘게 동행해주시는 원로 선배님을 모시고 3박4일의 짧은 여정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주일날 오후에 빠탄콧에서 출발, 달하우지 입구의 바니케트에서 하룻밤을 지..
2015.10.20 -
달하우지 - 카지아르의 아이들
|| 달하우지 - 카지아르의 아이들 Dalhousie - The Children of Khajjiar 달하우지(Dalhousie)의 관문인 바니케트에서 아침 여덟시 반에 출발한 우리는 이 지역의 중심도시인 짬바(Chamba)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4시쯤에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카찌아르(Khajjiar)에 도착했다. 해발 2천미터의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 인도의 미니 스위스로 불리는 이 카찌아르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한다. 좁고 허름한 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고 나서 곧바로 카메라를 들고 나와 호수 주변 풍경을 담았다. 날씨가 흐리고 연무가 짙어 풍경은 생각처럼 그리 만족스럽지가 못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양과 소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2015.10.17 -
트랑케바르 - 인도 개신교 역사의 시작
다음의 내용은 필자가 C. B. Firth의 "An Introduction to Indian Church History"의 내용 가운데 트랑케바르의 선교역사를 다루고 있는 부분(제8장)을 번역한 것으로서 다소 길지만 초기 인도 개신교회의 출발과,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였던 지겐발크와 플뤼차우의 선교사역을 이해하는데 무척 큰 도움이 되는 자료이기 때문에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남인도 타밀나두 주의 동부 코로만델 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트랑케바르(Trangqebar, Tarangambadi)는 덴마크의 동인도회사가 자리잡은 곳임과 동시에 인도에서 최초로 개신교선교가 시작된 곳으로, 기독교 역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예수회의 선교사들이 타밀나두 지방에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동안에, ..
201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