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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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카즈베기 주타계곡
우리는 토요일에 카즈베기에 도착했는데, 그날 오후 늦게부터 주일 오전까지 계속 비가 내렸습니다. 오전에 로아네수도원에서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우리는 그 전날 사둔 빵으로 간단한 샐러드를 만들어 점심을 때웠습니다. 그리고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비옷과 우산을 준비하여 계획했던 대로 주타계곡을 향해 달렸습니다. 주타계곡 입구는 카즈베기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만 달려가면 됩니다. 사실 그때 까지만해도 구름이 잔뜩끼고 비가 내려서 과연 트레킹이 가능할지, 사진은 제대로 담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요. 비가 내리니 트레킹하는 분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벌써 두시 반... 그래도 올라가는데 의미를 두자는 마음으로 주타마을 까페에서 지독히도 맛없는 커피 한 잔을 마신 다음 보슬비를 ..
2021.03.11 -
진발리 호숫가의 아나누리성채와 교회
조지아 수도원 순례의 마지막 여정이자 하일라이트는 카즈베기의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교회였습니다. 수도 트빌리시에서 약 세 시간 거리에 있는 카즈베기에 가는 동안 코카서스 산맥이 빚어낸 절경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중의 한 곳이 바로 진발리(Jhinvali) 호숫가에 세워진 아나누리 성(The Ananuri Fortress Complex)과 성모교회(The Virgin Church), 하나님의 어머니교회(The Mother of God Church)입니다. 트빌리시에서 약 70여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이곳은 13세기부터 봉건 왕조인 아라크비의 에리스타비스 공작(Dukes Eritavis of Aragvi)의 영지를 다스리는 성채로 세워졌습니다. 18세기 중엽, 이곳은 크사니 왕국의 샨쉐(Shanshe ..
2021.03.06 -
광야와 토굴의 영성 - 다비드 가레자 수도원
터키 갑바도기아 지역과 유사하게 조지아에는 토굴로 이루어진 수도원들이 몇 곳 있습니다. 대표적인 동굴 및 토굴수도원은 조지아의 남부 무크바리 강변에 솟아있는 바르지아수도원(Vardzia Monastery Complex)을 들 수 있는데, 이곳은 단순한 수도원을 넘어 하나의 동굴도시라고 표현할 수 있는 곳입니다. 리처드 카벤디쉬와 코이치로 마츠무라가 쓴 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지요. 아쉽게도 일정상 이 수도원은 루트에 포함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바르지아 수도원과 더불어 꼭 가봐야 할 유명한 토굴수도원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다비드 가레자 수도원(David Gareja monastery complex)인데요, 조지아 동부 카헤티(Kakheti) 주에..
2021.03.01 -
사랑의 도시 시그나기와 보드베수도원
알라베르디 수도원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바람에 우리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알라베르디에서 시그나기까지 2시간 남짓 서둘러 달렸습니다. 오는 길에는 곳곳에서 아래 사진처럼 탐스럽고 향이 좋은 복숭아를 바구니 단위로 팔고 있었는데, 한 바구니를 한화로 2천 5백원 남짓에 살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가져온 복숭아는 우리가 예약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집 가족을 비롯하여 투숙객들에게 선물도 주고, 사흘 동안 우리의 간식거리가 되었지요..^^ 시그나기(Sighnaghi)는 카헤티(Kakheti)주 동쪽 끝부분, 해발 800미터에 자리잡은 아담하고 사랑스런 도시지요. 인구가 2천8백 명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니 차라리 마을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도 같습니다. 이 마을은 규모는 작지만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여 ..
2021.02.22 -
조지아정교회의 중심 - 므츠헤타(Mtskheta)
|| 조지아정교회의 중심 - 므츠헤타 Mtskheta - The Centre of Georgian Orthodox Church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북서쪽으로 20km 정도 거리에 위치한 므츠헤타(Mtskheta, მცხეთა)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이며, 쿠라강과 아라그비 강의 합류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인구는 약 2만명 정도로서 5세기에 트빌리시로 수도를 옮길 때까지 이베리아왕국(B.C. 3C - 6C)의 수도 였으며, 마을을 내려다보는 산 정상에 위치한 즈바리수도원(6세기)과 마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스베티츠호벨리교회(11세기)가 유명하다. 도시의 주변에는 많은 문화유적들이 분포하고 있다.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은 조지아의 카톨리코스(조지아정교회의 ..
2020.06.05 -
역사와 낭만의 도시 - 트빌리시 2
|| 역사와 낭만의 도시 - 트빌리시 (2) The City of History and Romance - Tbilisi, Georgia (2) 1990년대까지도 그루지야라고 불렸던 나라.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지 불과 30년도 채 되지 않은 나라. 세계최초로 와인을 제조하기 시작하여 8,000년 넘게 전통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는 나라. 인류문명의 서막을 연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원지. 비자 갱신을 위해 매번 방문하는 네팔이나 방콕이 아닌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조지아를 찾았기에 내가 가진 지식은 매우 단편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조지아행 비행기 안에서 미리 스크랩해둔 자료들을 하나 둘 읽으면서 비로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조지아의 숨겨진 이야기들 속으로 차츰 빠져들었다. 조지아..
20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