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로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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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이카날 - 뽀루로 가는 길
|| 코다이카날 - 뽀루로 가는 길 Kodaikanal - A Journey to Poru Village 남인도 타밀나두 주 서쪽 께랄라와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고산도시 코다이카날. 코다이카날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다가도 순식간에 날이 어두워지고 폭풍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 싶게 비가 그치고 안개가 올라와 산을 뒤덮는다. 코다이카날에서 더 서쪽으로 차로 약 세 시간 반을 달리면 바로 눈 앞에 께랄라 주가 보이는 작은 마을 뽀루에 도착한다. 이 사진들은 뽀루에 다녀오는 길에 틈틈히 담은 풍경들이다. 그리고 뽀루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몇 점 포함했다. 사진에 세세한 설명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냥 보고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는 법이다. 이 풍경들이 바로 그런 사진들이 아..
2015.06.03 -
바라나시 - 강가(Gangga)의 저녁노을
갠지스에 황혼이 찾아든다. 하늘도 물들고, 강물도 물들고, 건물들도, 새들도, 짐승들도 그리고 사람들도 모두 황금 빛으로 물들어간다. 노을은 모두를 꿈꾸게 한다. 마치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선 것처럼 사람들은 그 황홀한 꿈의 한 복판에 머물고 싶어한다. 짧은 그 순간을 영원으로 이어가고자 마음의 소원을 담아 흐르는 강물 위에 띄워 보낸다. 인생은 때때로 강을 건너는 일. 차안과 피안의 경계, 그 어디메쯤에서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슬퍼하며, 때로는 사랑하고, 때로는 분노하며, 때로는 만족하고, 때로는 안타까워 한다. 그러나 갠지스에 물든 노을은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의 끝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조용히 우리에게 깨우쳐준다. 피안(彼岸)의 언덕에 이르는 날, 차안(此岸)에서 수고하며..
2015.04.16 -
바라나시 - 아침마다 울리는 거리의 변주곡
어제와 다를 바 없이 오늘도 아침 해는 떠오른다. 동녘하늘이 뿌옇게 밝아오면 오늘도 어제처럼 닭이 울고 개가 짖으며 하루는 시작된다. 희뿌연 연무에 쌓인 거리도, 하나 둘 씩 셔터를 올리는 가게들도, 분주히 오가는 릭샤왈라들과 섭지왈라들도 어제와 다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라나시의 아침은 날마다 새롭다. 그 도시가 연주하는 아침 멜로디는 마치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처럼 날마다 크고 작은 수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단지 하룻밤 머물러가는 나그네는 결코 알아낼 수 없는 그 변주들이 있기에 도시는 아침마다 생명력을 회복하고 또 다른 내일을 꿈꾸며 달려간다. 찰나의 순간에 스치듯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마치 오래 전부터 그곳에 있을 것을 알기나 했던 것처럼 당연한 표정으..
2015.04.15 -
고리강가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가족
그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값진 이름, 그것은 바로 가족입니다. 우린 그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났고 그리고, 그 이름으로 거친 세상을 살아갑니다. 가족의 사랑을 먹으며 자라고, 가족의 위로와 격려로 고비들을 뛰어넘습니다. 때로는 한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지만 때로는 마음이 갈리고 나뉘어 흩어집니다. 그것 때문에 서로에게 아픔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내 곁에 남아 함께 걷고 있는 이들은 가족입니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서운해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눈물 짓고 돌아서서 다 내 잘못이었노라고 손잡아주는 가족. 실패와 좌절로 눈물지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숨고만 싶을 때 나를 보듬어주고 다시 일으켜주는 것도 바로 가족입니다. 고리강가에서 만난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내가..
2015.04.14 -
고리강가 사람들 - 그들의 미소가 그립다...
피부색과 생김새가 전혀 다른 낯선 이방인을 보고서도 그들은 경계심을 품지 않고 반가워한다. 인사를 받고 그냥 외면하며 지나치는 법이 없다. 문명화된 사회일수록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경계한다. 자칫 자신의 치부와 약한 부분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리라. 사람에 대한 믿음,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리강가의 사람들은 상대가 나에게 해를 깨치지 않는 한 일단 그를 환영해주고 믿어주며, 스스럼없이 자신의 삶을 내보인다. 그리고 반가움으로 손님을 자신의 삶의 복판에 맞아들인다. 나마스떼...! 문득 두 손을 모으고 미소짓는 그들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2012년 12월에 UP의 깡촌 고리강가 마을에서....
2015.04.14 -
엘로라의 화려했던 날은 가고...
AD500년 ~ 1,100년에 이르는 5, 6백년간 이곳 엘로라는 수도승들로 가득했다. 굽타왕조와 마우리아 왕조의 불교 중흥정책에 힘입어 북인도 및 중부 전역에 확산된 불교는 데칸고원이 시작되는 이곳 엘로라 지역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엘로라와 아잔타를 비롯한 이곳 일대는 지대가 높고 산과 계곡이 있어 무더운 여름에도 수도하기 좋았고, 특히 석굴 사원 안에는 에어컨을 가동한 것처럼 여름에도 시원하여 더위에 방해받지 않고 명상하는데 최적이었다. 그 때문에 불교 뿐 아니라 힌두교와 자인교 수도자들도 역시 바위산을 깎아 자신들의 양식에 맞게 석굴사원을 조성하였고, 이곳 일대에서 수 천의 수도승들이 금욕과 명상 등 수행에 전념하였다.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경읽는 소리와 목탁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때로는..
2015.04.07 -
우물가의 여인들 - 첸나이의 마리나 해변에서
첸나이 바닷가에 올망졸망 모인 빈민촌. 아침 일찍 일어난 여인들은 식구들이 하루내내 쓸 물을 길어오느라 우리네 약수터에서 물통 줄세우기 하듯 형형색색의 물통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밝은 웃음으로 아침인사를 나누는 그들에게서 삶의 시름과 아픔은 잠시 뒤로 물러간다. 작두로 퍼올리는 샘물가에는 언제나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의 살림살이며, 살아가는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속이고 싸우기도 하고..... 물 항아리를 어깨춤에 끼고 돌아서는 여인의 소박한 미소가 지금도 내 가슴 속 잔잔한 파문으로 다가온다. 여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선생님에게는 두레박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선생님은 어디에서 생수를 구하신다는 말입니까? (요한복음 4:11)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2015.04.06 -
그녀들의 하루 - 따밀나두 염전에서 (Salt Field in Tamilnadu)
남자들도 힘들다고 하는 거칠고 험한 염전일... 남인도의 강렬한 뙤약볕 아래서도 그녀들의 하루는 쉴틈이 없었다. 끝없는 소금바구니의 릴레이.... 어느덧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그녀들의 힘들었던 하루도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여인들의 얼굴에는 하루의 피로를 이미 다 잊은 듯 웃음이 가득하다. 곤고한 인생길... 내 인생의 과업을 마치는 날 나도 이 여인들처럼 가득한 웃음으로 그분을 뵐 수 있을까? 2009년 6월 어느 날 첸나이에서 폰디체리로 가는 길 다 보신 후에는 공감버튼을 꾸욱~!! 부탁드려요~
2015.04.05 -
여긴 과연 어느 별인가 - 라다크의 판공초 (Pangong Tso)
라다크의 그 유명한 호수, 판공초(Pangong Tso). 5,6천미터가 넘는 히말라야 고봉들 사이에 자리잡은 하늘과 맞닿은 호수. 총길이 154km의 이 호수는 아쉽게도 인도와 중국의 국경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과 일반인들은 호수 입구로부터 약 7km 지점인 스팡믹 마을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2009년, 처음에 방문했을 때는 안쪽에 들어가지 못해 입구쪽에서만 사진을 담을 수 있었지만, 재작년에 가족여행으로 다시 찾았을 때는 스팡믹 마을 가까이까지 들어가서 호수의 좀 더 다양한 모습들을 담을 수 있었다. 덕분에 차가 모래톱에 빠져 거의 두 시간 동안 죽을 고생을 하다가 용감무쌍하고 정의로운(?) 우리 인도 군인 아자씨들의 도움으로 구출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45km가 넘는 호수 나머지..
2015.04.04 -
인도에서 이발하기
인도에서 이발관에 가는 일은 늘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다. 뱅갈로르에 있을 때도, 펀잡으로 이사한 후에도 내 머리를 내가 원하는대로 다듬도록 동네 이발사를 훈련시키기까지는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빤치쿨라로 이사온 후 동네 이발소 두 곳을 정하여 머리를 다듬어왔다. 여기도 이발값이 비싼 곳은 단순히 커트만 하는데도 500루피(만원)가 넘는 곳들이 있지만 난 60루피(작년까지는 50루피였다), 한국돈 천원 남짓 하는 곳에서 머리를 다듬는다. 비싼 곳에서 자른다고 해서 내 맘에 든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5월에던가 그 중 한 곳이 문을 닫아 아쉽기 그지 없다. 오늘은 머리를 다듬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에 이발소를 찾아갔는데 마침 그 이발관이 휴일이어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이리 저리 둘러..
201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