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이야기(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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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우다이뿌르 ③ - 노을과 야경
|| 물의 도시 우다이뿌르 ③ - 노을과 야경 The 3rd Story of Udaipur, the City of Water - Sunset and Night Sceneries 라자스탄의 메마른 광야와 사막 그 한 가운데 오아시스처럼 자리잡은 도시 우다이뿌르. 푸쉬카르와 아즈메르에서 시작된 산맥은 아메다바드 인근까지 내달리는데, 그 산맥 허리춤에서 숲의 품에 안겨 다시 호수를 품은 도시. 호반의 도시 우다이뿌르가 가장 아름다워질 때는 바로 노을이 지고 불이 밝혀지는 시간이다. 호수 주변을 도는 유람선을 타고 노을이 지고 어둠이 내리는 피촐라호수를 돌아보았다. 하루 종일 잔뜩 내려 앉아 있던 연무 탓에 깔끔하고 아름다운 노을은 아니었지만 호수의 낭만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벌써 6년의 세월이 흘렀으..
2021.04.22 -
물의 도시 우다이뿌르② - 피촐라 호수 주변풍경
|| 물의 도시 우다이뿌르 ② - 피촐라 호수 주변풍경 The 2nd Story of Udaipur, the City of Water - Sceneries of Pichola Lake 씨티팰리스를 보고 나서 우리는 호수 주변 길을 걸어서 다이지 다리를 건너 인터넷으로 예약한 라씨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다. 길거리의 유서 깊은 건물들과 라자스탄 라지푸트의 후예임을 보여주는 벽화와 그림장식들을 감상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체크인을 한 다음 주린 배를 채우러 인근의 사이비(?) 한국식당을 찾아갔다. 신라면도 끓여주고 수제비나 볶음밥도 해주는데, 누구에게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고추장 맛을 본 것에 감사할 수준이다..^^ 라자스탄은 전통적으로 세밀화가 발달해 있는데, 그 식당 주인도 나름 훌..
2021.04.21 -
물의 도시 우다이뿌르 ① - 씨티팰리스
|| 물의 도시 우다이뿌르 ① - 씨티 팰리스 The First Story of Udaipur, the City of Water - The City Palace 2015년 늦가을에 라자스탄 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열차를 탔다. 한 주간 동안 푸쉬카르와 치토라가르, 그리고 우다이뿌르 세 도시를 둘러보고 다시 찬디가르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이 여행에서의 핵심은 푸쉬카르의 낙타축제를 돌아보는 것이었기에 우다이뿌르와 치토라가르는 잠시 들러가는 곳으로 여겨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은 언제나 의외성이 있어서 즐겁다. 우다이뿌르가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곳일 줄 미처 몰랐다고 할까? 물과 호수가 주는 평온함과 여유, 그리고 낭만이 가득한 도시, 그곳이 바로 우다이뿌르였다. 푸쉬카르에 대해서는 다녀온 직후..
2021.04.20 -
카시미르의 별미, 로간조쉬를 아시나요?
요즘 한국에는 이른바 '먹방'이 유행이라고 한다. 필자가 인도에 나와 있는 동안 한국에서는 요리사, 즉 쉐프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군 중 상위권에 올랐다는 말도 들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음식이 다양하고 풍성한 나라를 꼽는다면 단연 대한민국이 첫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초청을 받아 방문한 필자의 인도 현지 동역자들 역시 두 주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음식의 다양함과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음식의 향연에 혀를 내두르며 돌아갔다. 음식의 종류와 재료의 다양함, 수없이 개발되는 새로운 조리법... 먹어야 사는 존재가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가끔씩 한국인들은 먹기위해 사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인도 역시 한국인들만큼은 아닐지라도 맛있는 음식을 찾는 미식가들이 많다. 인도는 음식 금기가 ..
2017.07.30 -
라마유르 곰파에서 만난 삼매경(三昧境)
* 라다크의 중심도시 레에서 서쪽으로 127km 거리에 있는 라마유르(Lamayur)의 티벳불교 사원. 라마유르 곰파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지금까지 방문했던 곰파들에서 보지 못했던 특별한 장면을 만났다. 이 곰파의 가장 어른(큰스님)일 법한 고승이 북을 두드리며 경전을 독송하는 장면이다. 이분의 독송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Q(Quiet) 모드로 설정하고 조심스레 몇 컷의 사진을 담았다. * * 불교의 용어 가운데 삼매(三昧)라는 말이 있다. 삼매(三昧)는 산스크리트(梵語) 서멋디(samādhi)의 음역으로 삼마지(三摩地), 삼마제(三摩提)라고도 한다. 이 삼매는 불교의 수행 방법 가운데 하나로서 모든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평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란한 마음을 모아 움직이지 않게 하여 ..
2016.06.08 -
달나라에 세워진 마을일까요? - 라다크의 라마유르(Ramayur)
라다크에 두 번 여행을 했지만 아쉽게도 까르길을 거쳐 스리나가르로 가는 루트를 경험해 보지 못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잔스카르 지역 탐방을 주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에 당연히 까르길로 가는 루트를 잡았고, 그 여정에 니케른, 알치, 라마유르, 뮬렌 등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하는 라마유르는 아주 신비롭고 특별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마침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여서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흘러가는 멋진 장면 대신 차분하고 고즈넉한 풍경들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레에서 한참을 달려오다 보면 갑자기 이전에 보던 삭막한 풍경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계곡에 물만 흐르지 않았다면 우주의 어떤 다른 행성에 온 듯 착각할 뻔 했습니다. 사실인지 확..
2016.05.30 -
인도 최남단 깐야꾸마리의 아침
깐야꾸마리의 아침 A morning of Kanyakumari, the Southernmost of India 광대한 인도대륙의 최남단, 인도양과 뱅골만, 아라비아해가 만나는 인도 최고의 성지 중의 하나 깐야꾸마리... 오늘은 그곳의 아침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쉽게도 연무와 구름때문에 둥실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했지만 삼면이 탁트인 바다와 아침에 펼쳐지는 해변의 이런 저런 풍경들이 먼길을 찾아온 여행자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희망을 품게 했다. 이른 새벽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해변으로 밀려들고 있다. 동녘하늘이 붉게 물들어오는데 야속하게도 짙은 구름과 연무가 수평선 위를 뒤덮고 있다. 현대 힌두교 부흥 및 개혁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스와미 비베카난다의 거대한 동상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
2016.01.03 -
인도에서 맞은 크리스마스의 추억들
인도에서 크리스마스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별이다. 대림절이 시작되고 성탄절이 가까워오면 기독교인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대문앞에 큰 별을 장식한다. 요즘에는 얼마나 별이 다양하고 아름다운지... 기독교인구가 20% 정도 되는 깨랄라 주에 갔을 때 상가에 장식된 별의 모습... 안에 전구를 넣어 설치하면 밤에 무척 아름답게 빛난다. 밤에 불이 들어올 때 담아본 상점의 별들이다. 이 별들이 기독교인들의 대문에 아름답게 장식된다. 께랄라 주의 주도인 트리밴드룸에서 깐야꾸마리로 가는 길에 만난 남인도교회의 아름다운 성탄장식. 밤에 불이 켜지면 훨씬 더 화려하고 멋질 것 같다. 뱅갈로르에 살 때에 우리 앞집에 CSI 교회 성도가 살고 있었는데, 성탄이 되면 늘 집 앞을 멋지게 장식했다. 삼각대로 좀 잘 찍어둘걸 하는..
2015.12.23 -
푸쉬카르 - 밝아오는 아침을 맞으며
푸쉬카르 - 밝아오는 아침을 맞으며 Pushkar - The Last Story of Camel Fair 푸쉬카르 들판에 다시 해가 뜨고 아침이 찾아왔다. 춥고 황량한 사막의 기나긴 밤이 지나고 드디어 따스한 햇살이 대지를 비춘다. 낙타도, 사람도 스며드는 햇살을 감사함으로, 축복으로 받는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이른 아침, 아직 잠에서 채 깨지 않은 아들이 엄마 품에서 칭얼거린다. 허리와 다리에 드러난 맨살이 유난히도 춥게 느껴진다. 아이를 내려다보는 엄마의 따스한 눈빛. 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장면이 아닐까... 아이가 드디어 울음을 그쳤다. 두 모자는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낯선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포즈를 취해주었다. 일가족이 나무 아래서 낙타와 함께 밤을 지냈다. 조그만 모닥..
2015.12.19 -
푸쉬카르(Pushkar) - 그 길 위의 풍경들
인구가 13억이나 되는 인도에서 푸쉬카르는 참 작은 도시이다. 아니 도시라기보다는 마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굳이 택시나 릭샤를 부르지 않아도 어지간한 곳들은 다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물론 이 작은 도시는 힌두들에게 성지 중의 성지로 꼽히기 때문에 마을 안에서는 오토릭샤 등 엔진을 사용하는 탈 것의 이용이 전면 금지된다. 걷기가 어려운 이들은 자전거 릭샤를 이용할 뿐이다. 그래서 시끄럽고 매연이 가득한 인도의 도시를 헤메던 여행자들이 푸쉬카르에 오게되면 그렇게 편안해 하고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서양 여행자들의 경우는 자전거를 빌려서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와 아내는 하나님이 주신 튼튼한 11호 자가용이 있기..
201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