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도솔천에서 단풍과 만나다
16년전, 인도로 떠나기 전 늦가을에 찾았던 선운사 도솔천은 붉은 빛으로 눈이 멀 정도로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단풍이 길가에, 물 위에, 산자락에 가득차 있었다. 그 때 담았던 도솔천의 아름다운 반영과 녹차밭의 낭만적인 풍경은 아직도 내 추억의 사진첩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로부터 10여년, 인도에 머무는 동안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고, 선운사의 단풍은 늘 내 마음 속에 자리잡은 채 고국의 가을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었다. 이제 내년에 다시 고국을 떠나야 하기에 한국에 머무는 동안 늦가을 선운사의 단풍만큼은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월요일 아침 일찍 길을 떠났다. 구름이 덮인 하늘 사이사이로 여명이 붉게 물들고, 그 때와 달리 많은 새로운 건물과 도로가 생겨났지만 선운사길의 호젓함은 변..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