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이뿌르에서 만난 시리아정교회

우다이뿌르에서 만난 시리아정교회

2021. 4. 23. 11:25ㆍ인도기독교 이야기

728x90

우다이뿌르에서 마침 주일을 맞게 된 우리는 그곳에 있는 교회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늘 찾던 CNI나 CSI에 속한 교회가 아닌 인도의 다른 기독교 전통을 가진 교회에 가보고 싶었지요. 우다이뿌르에도 로마 가톨릭교회, CNI(북인도교회)에 속한 교회 외에 여러 교파에 속한 교회들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저는 인도의 가장 큰 교세를 가진 교회들 중 하나이면서도 제가 가보지 못한 시리아정교회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찾아간 시리아정교회는 사도 도마의 신앙전승을 계승하고 있는 여러 교파중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Malankara Orthodox Syrian Church, MOSC)였습니다. 대부분의 인도 시리아정교회가 그렇듯이 MOSC 역시 남부 께랄라주에 그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이 교회는 나스라니(Nasrani)라고 알려진 사도 도마 기독교인들로 이루어진 교회로서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 사도 도마가 인도에 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는 도마 전승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필자가 번역한 도서인 '인도교회사'의 부록에 수록한 사도 도마 기독교인들의 계보도를 참고하시면 이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가 어디에 속해 있고, 어떤 유형의 교회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그 도표를 소개합니다.

<사도 도마 기독교인들의 계보도>

이 도표에 따르면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는 셀류키아와 크테시폰에 근거지를 둔 페르시아 동방정교회의 교리적 전통을 따르면서 서방시리아교회의 예전을 채택하고 있는 교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포르투갈 예수회 신부들의 지배에 저항하여 반란을 일으킨 쿠넨십자가 서약 이후에 로마교회로 돌아가지 않고 동방정교회 전통을 지키고자 남았던 소수파였고, 이후 여러차례 분열의 아픔을 겪었지만 현재 인도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약 250만의 교세를 가진 큰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 때 로마 가톨릭교회의 지배를 거부하고 동방교회의 전통을 지키며 남아있던 교회들 가운데 영국 성공회의 교리, 즉 개혁교회 신앙을 받아들인 이들인 마르 토마교회는 오늘날 WCC(세계교회협의회) 뿐 아니라 아시아교회협의회(CCA)의 소속교단으로서 우리나라의 예장(통합), 기장 등의 교단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는 께랄라 지역은 물론 인도전역과 세계 곳곳에 30개의 교구(Diocese)를 갖고 있으며, 각 교구를 맡는 교구주교와 대주교, 그리고 전 세계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를 대표하는 총주교(Catholicos)의 체계를 갖추고 있고, 현재 총주교인 카톨리코스는 바셀리오스 마르 토마 파울로스 2세(Baselios Mar Thoma Paulose II, 오른쪽 사진)입니다.

이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는 두 곳에 신학교를 가지고 있는데요, 하나는 저도 방문한 적이 있는 께랄라 남부 꼬따얌(Kottayam)에 있고, 다른 하나는 인도 중부의 나그뿌르(Nagpur)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34년에 제정된 교회헌법은 이 교회가 과거 단성론주의자로 알려진 야곱파(Jacobites) 안디옥 시리아정교회의 분리된 자매교회로서 안디옥 총대주교의 통치 아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야곱파는 단성론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7세기 쿠넨 십자가서약 사건 이후 로마 가톨릭교회에 돌아가기를 거부한 이들이 동방 페르시아교회로부터 파송된 주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방 안디옥의 야곱파 총대주교에게 주교파송을 요청함으로써, 1665년에 야곱파 주교가 부임하였고 이 때부터 지금까지 그 관계가 지속되어 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사진은 2012년도에 있었던 말랑까라 시리아정교회의 총회(Synod)에 참석한 주교들의 단체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