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풍경/Armeni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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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의 눈물겨운 역사 - 제노사이드(대학살) 추모관
아르메니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아르메니아의 눈물겨운 역사를 담고 있는 제노사이드 기념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나치에 의한 유태인의 대학살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잘 알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아르메니아인들이 그런 대학살의 아픔과 시련을 겪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이 제노사이드 추모관에 가신다면 유태인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아픔을 겪어야 했던 아르메니아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Massacres)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 제국이 제국 내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이자 변두리 지역에 거주하던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 약 150만 명을 살해하고 강제추방을 통해 사망하게 한 사건입니다. 이 대학살은 두 번에 걸쳐 벌어졌습니다..
2021.03.30 -
가르니 신전과 지상최대의 주상절리대
아르메니아 수도원 순례의 번외로 소개할 몇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가르니 신전과 주상절리대, 그리고 예레반의 제노사이드 기념, 중앙도서관 및 시청 앞 분수쇼 등인데요, 그외에도 음식문화에 관심있는 분들은 그 외에도 유명한 음식과 식당 등을 소개하거나 음악에 관심있는 분들은 수준높은 아르메니아의 음악과 춤 등을 소개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 관심분야는 주로 수도원과 기독교문화였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게하르트 수도원으로 가는 여정에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가르니 신전과 주상절리대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주로 사진을 위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르니 신전 (Temple of Garni) 가르니 신전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 남동쪽 32km 거리..
2021.03.29 -
1800년의 유구한 역사 - 에치미아진의 교회와 유물들
에치미아진(Echmiadzin)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서 서쪽으로 약 20km 거리에 있는 인구 5만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의 역사와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뿌리이자 중심으로서 수많은 유적과 유물들을 간직하고 있는 보물과 같은 도시입니다. 특히 기독교가 아르메니아의 국교가 된 4세기 초에 이곳에 아르메니아교회의 주교좌가 설치되었는데요, 이후 수도가 예레반으로 옮겨간 후 사산 왕조 시대인 5세기 중엽에 주교좌 역시 예레반으로 이전했지만, 1441년에 다시 총대주교 카라코스에 의해 총대주교 관구가 에치미아진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4세기 초(AD 301-330)에 성 그레고리에 의해 건축된 에치미아진 대성당은..
2021.03.28 -
그림같은 호수와 수도원 - 세반 호수, 세바나방크
딜리잔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세반호수(Sevan Lake)와 세바나방크(Sevanavank)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딜리잔에서 세반까지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인데 오는 길의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세반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지요~ 세반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중 하나로서 아르메니아 고원의 젖줄 역할을 할 뿐아니라, 그 면적이 서울의 두 배나 되어서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려면 거의 하루 종일 달리다시피 해야 한다고 하니 가히 육지 속의 바다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호수에서 잡히는 세반 송어는 이름은 송어지만 사실은 연어과에 속하며, 생선의 왕자라고 불리울만큼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고 하네요. 세..
2021.03.26 -
딜리잔의 매력에 빠지다 - 하가르친 수도원, 고샤방크 및 호수
오늘은 지금까지의 엄숙하고 진중했던 수도원 순례와는 달리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을 즐기며 여유와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수도원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조지아 국경 가까운 데베 협곡의 알라베르디에 있는 사나힌 수도원과 아흐파트 수도원을 보고나서 우리는 약 두 시간 정도 아름다운 산길을 달려 딜리잔(Dilijan)으로 이동해왔습니다. 푸르른 숲속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산골마을들이 있고, 양떼와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이 운전의 피로를 가시게 했지요~ 딜리잔에 도착한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하루 12불짜리 호스텔에 여장을 풀고, 동네 아래로 내려가 길가에서 야채와 빵 등 간단한 음식을 구입하여 호스텔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저녁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딜리잔에서 가까운 하..
2021.03.25 -
아르메니아의 굴곡진 역사와 더불어 - 아흐파트 수도원
아르메니아 북부 로리(Lori) 지역 알라베르디 마을 근처에 있는 아흐파트 수도원(Հաղպատավանք, Haghpatavank)은 직전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린 사나힌 수도원과 함께 아르메니아 북부지역의 중세 기독교 문화의 꽃을 피워낸 요람으로서 데베강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언덕 위에 건축되었습니다. 이 아흐파트 수도원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나힌 수도원과 함께 비잔틴의 건축양식과 코카서스 및 아르메니아의 전통양식이 잘 조화되었다는 이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아흐파트가 1996년에 먼저 등재되었고, 이어 2002년에 사나힌은 수도원까지 확장하여 등재가 이루어졌지요. 아흐파트수도원, 즉 아흐파트방크는 바그라티드 왕국의 아쇼트 3세(Ashot III) 시절인 976년에 그의 아내인 호스로..
2021.03.24 -
비잔틴 예술과 아르메니아 전통의 만남 - 사나힌 수도원
성 요한교회에서의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예배에 참예한 뒤 우리는 선교사님 내외분과 작별하고 아르메니아의 북부지역에 위치한 알라베르디로 떠났습니다. 조지아에 메스티아가 있다면 아르메니아에는 알라베르디와 딜리잔이 있다고 할 정도로 숲이 무성하고 아름다운 산악지역인데요, 저희가 이 지역에 가야 했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아르메니아의 수도원들 가운데서 독특하게 비잔틴 건축양식과 아르메니아 전통양식이 만나 탄생한 사나힌 수도원(The Sanahin Monastery Complex)과 아흐파트(The Haghpat Monastery Complex)를 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나힌 수도원은 아르메니아 북부 로리(Lori) 지방에 있는 사나힌 마을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에 속한 수도원입니다. 사나힌..
2021.03.23 -
사도교회의 예배에 참여하다 - 성 요한교회 + 호반나방크
아르타샤트의 선교사님 댁에 머물던 우리는 주일이 되어 예배할 곳을 찾았는데요, 근처에 아르메니아 사도교회가 있다고 하여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오래된 수도원이 아니지만, 아르타샤트 지역민들이 예배드리는 지역교회로서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실제 예배현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우리가 예배드리러 간 성 요한 교회(Saint John Church)는 2002년도에 아르메니아 전통양식에 따라 건축된 교회로서, 2.5 헥타의 넓은 부지에 깔끔한 건물과 잘 조성된 정원을 가진 교회였습니다.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예전은 크게 성례전과 주일예배로 나뉜다는 점에서 로마 가톨릭교회나 개신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례전의 경우 로마 가톨릭교회와 같이 일곱가지 성사, 즉 세례, 견진, 고..
2021.03.22 -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로마병사의 창 - 게하르트 수도원
게하르트 수도원의 아카펠라 합창단의 찬송 아르메니아를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수도원은 어디일까요?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나 알 수 있겠지요? 바로 오늘 소개하는 게하르트 수도원(Geghard Monastery Complex)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게하르트 수도원이 지닌 위상과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고, 가까운 곳에 이교도 신전 유적으로서 그리스의 파르테논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 가르니신전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계 최대의 주상절리대가 있어서 한꺼번에 세 곳을 돌아볼 수 있다는 잇점도 무시할 수 없지요. 이 수도원은 A.D. 4세기에 트리다테스 3세와 함께 기독교를 아르메니아의 국교로 선포한 조명자 성 그레고리(St. Gre..
2021.03.21 -
붉은 사암이 석양에 물들 때 - 노라방크(Noravank) 수도원
배가 많이 고팠던 우리는 타테브 근처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오늘의 두 번째 여정인 노라방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타테브에서 노라방크까지는 약 두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운전을 천천히 하시는 분은 아마도 세 시간 정도는 잡아야겠지요. 노라방크를 담고 시간이 허락되면 가까운 곳에 있는 동굴교회를 볼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라방크 수도원이 지닌 아름다움에 붙들린 우리는 다음 여정을 생각할 수 없었고, 결국 그곳에서 황혼빛에 물든 노라방크를 담고 나서야 우리의 숙소가 있는 아르타샤트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지요..^^ 예레반에서 이곳을 찾을 경우 약 85km의 거리로서 한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됩니다. 13세기에 아마구 강 옆 협곡에 세워진 노라방크 수도원은 붉은 사암으로 된 절벽..
202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