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제항의 저녁 풍경
폐선들의 무덤, 시간이 멈춰버린 곳. 한 때는 수많은 고깃배들이 드나들며 갯내나는 삶의 이야기로 가득했던 항구. 하지만 이젠 그 어디에도 쓸 곳 없어 버려진 배들만 가득할 뿐.... 무심한 갈매기만 날고 귀 쫑긋 기울여봐도 그 시절 이야기 들을 길 없다. 그저 세월을 담아내고픈 사진쟁이들의 오브제로 남아 사각 프레임 속에서 또 어떤 하루를 마감하노라. 허나 어느 날, 문득 하늘에서 소리 있으리니 그 옛날 에스겔에게 들렸던 그 음성, 이곳에 메아리치리라. "너희 마른 뼈(배)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들어라. 나 주 하나님이 이 뼈(배)들에게 말한다. 내가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겔 37:4,5) 바로 그 날, 이 무덤에 불 켜지고 빛이 비취리니 이제껏 누구도 알지..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