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벚꽃 세상 - 백양사의 봄
Episode 1. 거의 20년 만에 백양사 진입로에 만개한 벚꽃을 보았다. 2003년도에 광주에서 서울로 사역지를 옮기고, 2008년도에 인도로 떠났으니 백양사 벚꽃을 본 것이 정말 20년 만이다. 어린 시절 백양사 너머 반월리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작은 아버지 가족과 살았던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공휴일이 낀 주말이 되면 꼭두재를 넘어 백양사 입구까지 5km가 넘는 산길을 혼자 걸어와 버스를 타고 아버지와 동생들을 보기 위해 장성 읍내에 갔다. 버스는 약수리와 단전리를 거쳐 장성댐이 있는 야은리, 성산을 지나 장성읍내까지 뿌옇게 먼지를 날리며 신작로를 달렸다. 차라고는 삼륜차나 어쩌다 들어오는 양조장 차 밖에 볼 일이 없는 두메산골에서 살던 나는 버스를 타는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버스를 ..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