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루 마을의 여인들
인도 남부 산악지역인 코다이카날에서 세 시간을 달려 찾은 해발 2천미터의 뽀루마을. 제법 굵은 빗줄기가 막 그치자 맨발의 여인들은 누군가 미리 잘라놓은 통나무를 머리에 이고 삼삼오오 집으로 향했다. 마침 마을 입구로 접어들던 나는 순간적으로 차를 멈추고 옆에 둔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창문을 열고 몸을 밖으로 내밀고 서너 컷의 셔터를 연속으로 눌렀다. 후에 이 여인들의 집에도 방문했는데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고 남편들은 집에서 조그만 브라운관 TV를 보고 여인들이 마당에서 손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었다. 눈을 뜨면 종일 쉴틈없이 일해야 하는 인도 산골 여인들의 모습 속에서 어린 시절 나의 할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그 힘든 일상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수다를 떨며 즐겁게 살고 있던 그들. 지금쯤 그 ..
202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