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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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의 서정(抒情) ③ - 화순 세량지
자그마한 호수에도 가을이 깊어갑니다. 안개낀 새벽, 해가 떠오르기 전부터 고요한 호수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릅니다. 퇴색해 가는 만추의 단풍빛은 담지 못했지만 작은 호수 세량지에 퍼지는 아침햇살은 그것만으로도 황홀했습니다. 부지런한 청둥오리 한 가족의 날개짓 소리가 아침 호수의 정적을 깨뜨리고, 이 고요를 마음에, 그리고 사진에 담아가려는 진사님들의 셔터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옵니다. 아침햇살을 받은 길가의 단풍에는 아직도 가을빛이 선명합니다. 얼마남지 않은 가을날을 아쉬워하며 저마다 자신만의 빛깔로 찬란한 마지막 불꽃을 사르고 있습니다. 2021. 11. 15. 화순 세량지의 아침을 담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어느 한 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습니다. 자그마한 호수지만 사시사철 그 소박..
2021.11.18 -
만추(晩秋)의 서정(抒情) ② - 백양사 입구
2주 전 쯤, 비가 내리던 날... 장성 남창계곡 입구의 영락양로원에 계시는 부친을 면회하고 가을을 느끼고 싶어 잠깐 백양사에 들렀습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잠시나마 햇살도 얼굴을 내밉니다. 봄에 보았던 백양사와 가을에 보는 백양사는 정말 분위기가 이렇게 다르네요. 30분 밖에 시간이 없어 잠시 입구까지만 걸었습니다. 백양사 특유의 애기 단풍들이 참 좋았습니다. 단풍이 절정인 때에 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가끔씩 이런 늦가을의 풍경에 마음이 끌리기도 합니다. 고운 단풍 빛이 매일 조금씩 바래고 탁해져 가듯이 이제 이순의 나이를 향해 달려가는 저의 모습이 어쩌면 지금 이 단풍빛 같기 때문일까요? 잠시 늦가을의 정취를 함께 느껴보시기 바라며.... ★ ☆ ★ ☆ ★ ♡ ♥ ♡ ♡ ♥ ♡ ♡ ♥ ♡ ..
2021.11.16 -
만추(晩秋)의 서정(抒情) ①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가을이 깊어가는 토요일 오후, 조금 일찍 일과를 끝내고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빛을 찾아 떠났습니다. 문득 가을의 메타세콰이어길을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요. 휴대폰 내비에 '메타세콰이어길'을 치니 담양에서 순창, 남원으로 이어지는 덕성리 앞길로 안내를 하네요... 30여분을 달려 도착하니 해도 잰 걸음으로 서산을 향해 달리고 있네요. 담황색으로 물든 가로수 길을 잠시 걸었습니다. 가을을 느끼면서 한적한 가로수길을 몇 장 담았지요. 그 때 오전에 친구를 만나러 갔던 아내로부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담양에 있다고 했더니 친구와 함께 오겠다고...^^ 프로방스를 내비에 찍고 10여년 전에 와서 걸었던 그 가로수길에 왔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징수하..
2021.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