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계곡, 봄의 소리를 듣는 법
봄의 소리를 듣는 법 시와 사진 : 그린필드 멀쩡한 사람마저 두려워 떨게 만드는 천둥처럼 창문을 부숴버릴 듯한 거센 소나기처럼 굉음을 내며 내리 꽂히는 장마철 폭포수처럼 봄의 소리는 그렇게 요란스럽지 않다 돌담을 넘어오는 고양이 발자국처럼 꽃신을 신고 웃음 짓는 수줍은 소녀처럼 사랑의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는 연인의 속삭임처럼 봄의 소리는 맑고 여리고 다소곳하다 산골짜기 좁은 바위틈을 지나 연초록 이끼 돋은 개울로 흐르다가 아지랑이 스물거리는 다리 아래로 봄은 은빛 파도를 타고 왈츠풍으로 춤춘다 부족하여 아쉬움 남지 않게 너무 과해서 넘치지도 않게 또렷하지만 그렇다고 거슬리지 않을 만큼 봄의 소리는 그렇게 명랑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셔터가 열린 그 찰라의 순간, 그 소리 렌즈 유리알을 뚫고 사각의 프레임..
2021.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