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 어느 브라만 사제의 한가한 오후
가슴 위로 흰 삼줄을 드리운 채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브라만 사제. 마치 처음부터 그를 위해 예비된 자리인 것처럼 대나무 목받침과 적당한 높이의 다리받침이 무척이나 편안해 보인다. 이제 은퇴하고 숲으로 들어가 사냐시가 되어야 할 나이의 그는 강가(Gangga, 갠지스)의 강변에서 무엇을 생각하며 누워 있을까. 평생 붙잡고 씨름해 오던 인생의 수수께끼들을 풀고 있을까? 자신의 다르마를 다하고 맞이하는 인생의 황혼에 만족을 느끼며 다음에 찾아올 자신의 또 다른 생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희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처럼 자신을 비춰주는 오후의 따스한 햇빛을 즐기며 성스러운 강 곁에 몸을 누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을까... 그는 자신이 그토록 찾고 찾았던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까. 산다는 것..
201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