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 어느 브라만 사제의 한가한 오후
2015. 5. 25. 11:02ㆍ인도이야기/인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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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위로 흰 삼줄을 드리운 채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브라만 사제.
마치 처음부터
그를 위해 예비된 자리인 것처럼
대나무 목받침과 적당한 높이의 다리받침이
무척이나 편안해 보인다.
이제 은퇴하고 숲으로 들어가
사냐시가 되어야 할 나이의 그는
강가(Gangga, 갠지스)의 강변에서
무엇을 생각하며 누워 있을까.
평생 붙잡고 씨름해 오던
인생의 수수께끼들을 풀고 있을까?
자신의 다르마를 다하고 맞이하는
인생의 황혼에 만족을 느끼며
다음에 찾아올 자신의 또 다른 생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희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처럼
자신을 비춰주는 오후의 따스한 햇빛을 즐기며
성스러운 강 곁에 몸을 누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을까...
그는 자신이 그토록 찾고 찾았던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까.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의 본질
찰라와 영원의 간극
우주의 원리와 눈앞의 현상
죄의 비탄과 구원의 소망
이 모든 문제에 해답을 줄 참 신을
그는 과연 만났을까.
2천년 전
유대 땅 갈리리 호숫가를 거닐던 한 분은
그가 찾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요한복음 11:25)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6)
2013년 11월
바라나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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