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11. 16:59ㆍ인도이야기/인도에세이
수천년의 고도 바라나시....
유구한 그 역사의 한 복판을 흐르는 갠지스 강.
그 강에 얽혀있는 사연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바라나시의 지나온 세월의 날 수 만큼,
그리고 그 강에 몸을 담궈보았던 사람들의 수 만큼,
그 강에서 노를 젓고 물건을 팔며
뿌자를 드리는 사람들의 수 만큼일게다.
이 사진의 사나이는 왜 저렇게
갠지스 강물을 열심히 퍼내어 붓고 있는 것일까?
이 일은 그의 생업이자 비즈니스이다.
그는 지금 시체를 화장하고 난 잿더미와 잔해들 속에서
가끔씩 고인의 저승길에 노자로 쓰도록 넣어둔
금붙이를 찾고 있는 것이다.
금붙이를 발견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두 번에 불과하지만
그는 날마다 이 일을 멈출수가 없다.
금붙이 하나면 자신이 한 달 노동해서 번 것보다
더 큰 재화를 만질 수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로또복권의 당첨확률보다는
이 일의 성공확률이 훨씬 크기 때문일게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매일 몇 시간씩 갠지스의 강물을 퍼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복음의 진리는
저 금붙이보다 얼마나 더 가치 있는 것인가?
마태복음 13장의 비유처럼
우리의 소유를 모두 다 팔아서 산다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세상의 그 어떤 보석보다도
값지고 귀한 보석이지 않을까?
그러면 그것을 향한 우리의 열정은
갠지스 강물을 퍼올리는 저 사나이보다 과연 나은가?
성경 속에는 수많은 보화들이 감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경을 그저 한 번 읽고 집어던지는
소설책처럼 대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끊임없이 강물을 퍼내어 붓는 노력과 열정....
오늘도 바라나시 마니까르니까의 화장터에서
작은 금붙이 하나를 찾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과
변명할 수 없는 나의 게으름이 오버랩되고 있다.
2013년 11월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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