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일용할 로띠를 주옵시고...

2015. 4. 4. 14:15인도이야기/인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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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일용할 양식의 다양함이다.
한국에서도 물론 비싼 뷔페나 일식집에서 먹는 한 끼 식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며칠을 먹을 수 있는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인도는 그 차이가 한국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인도의 최고급 뷔페에서 한 끼를 먹으려면
2~3천 루피(한화 5만원 내외)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또는 집에서 간단히 한끼를 해결할 때는
불과 15, 20루피면 가능하다.

실제로 내가 인도의 젊은이들을 훈련하면서 필요한 식비예산을 세우는데
아침식사로 1인당 15루피, 점심 20루피, 저녁 25루피로 잡았다.

저녁에는 가끔씩 Non-Veg 요리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최고급 뷔페 식사의 백분의 일도 채 안되었지만
그리 먹는데 아쉬움을 느끼진 않았던 것 같다.


인도 그리스도인들의 주기도문에는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구절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로띠를 주시고"로 되어 있다.
여기서 로띠가 바로 이 사진에서 여인이 굽고 있는 빵을 가리킨다.
가장 싸고 저렴한 재료로 가장 간단하고 담백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로띠는 일상음식으로 먹는 짜파티와 뿌리를 통칭하는 용어로서,
사진에 보이는 로띠는 라자스타니 로띠,
즉 사막문화인 라자스탄의 방식대로 만든 것이다.
저런 식사에 들어가는 일인당 재료비는 불과 10루피(240원) 내외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나치게 잘 멋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물론 균형잡힌 식단이 필요하고,
때때로 색다른 음식을 먹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먹는 일에 우리의 물질과 관심을 허비하는 때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로띠를 주옵시고....
인도 크리스챤들의 주기도 구절처럼
먹는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이,
우리의 간구가 좀 더 단순하고 소박해졌으면 좋겠다.


2012년 1월
라자스탄 조드뿌르 근처의 시골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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