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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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그 경계선에서 사는 사람들
삶과 죽음의 이중주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공간... 바라나시에 가면 반드시 들러봐야 한다는 곳, 바로 갠지스 강변에 자리잡은 화장터이다. 갠지스 강변에서 시신을 화장하여 그 재를 강물에 뿌리면 생전의 모든 죄업를 씻고 가장 높은 까르마를 쌓아 다음 세상에서 더 좋은 삶으로 태어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는 매일 인도 전역에서 수도 없이 시신들이 밀려들어온다. 바라나시에 처음 방문하던 날, 나는 화장터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었다. 이 게스트하우스는 화장터인 마니까르니까 가트로 가는 좁은 길목에 있었고 나는 그곳의 2층, 골목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방을 얻어 이틀을 묵었다. 화장터까지 가는 길은 좁디 좁은 골목길이어서 차량으로는 어림도 없고 오직 가족과 친척들이 망자의 시신을 어..
2015.04.18 -
바라나시 - 감추인 보화을 찾아서
수천년의 고도 바라나시.... 유구한 그 역사의 한 복판을 흐르는 갠지스 강. 그 강에 얽혀있는 사연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바라나시의 지나온 세월의 날 수 만큼, 그리고 그 강에 몸을 담궈보았던 사람들의 수 만큼, 그 강에서 노를 젓고 물건을 팔며 뿌자를 드리는 사람들의 수 만큼일게다. 이 사진의 사나이는 왜 저렇게 갠지스 강물을 열심히 퍼내어 붓고 있는 것일까? 이 일은 그의 생업이자 비즈니스이다. 그는 지금 시체를 화장하고 난 잿더미와 잔해들 속에서 가끔씩 고인의 저승길에 노자로 쓰도록 넣어둔 금붙이를 찾고 있는 것이다. 금붙이를 발견하는 날은 한 달에 한 두 번에 불과하지만 그는 날마다 이 일을 멈출수가 없다. 금붙이 하나면 자신이 한 달 노동해서 번 것보다 더 큰 재화를 만질 수 있으니 말이다..
201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