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뛰어넘는 사랑
2022. 9. 2. 07:37ㆍ이 한 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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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 아래
허옇게 마주 선
고사목 한 쌍.
사시사철 풍상에도
푸르고 푸른 잎새 자랑하며
묵묵히 지내온
세월들...
무성하던 이파리들
어느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철갑처럼 든든하던 껍질
무서리 북풍한설에
한 겹 두 겹 다 벗겨져
하얀 속살 드러나도
그 속에 품은 뜻
그 속에 담긴 소망
그 당당함, 그 순전함, 그 절실함
생사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사랑.
무심히 흐르는 구름
아스라히 보이다
사라지는 마을들
묵묵히 내려다보며
무궁세월
그렇게 서리라.
그렇게
사랑하리라.
2022. 8. 25.
한라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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