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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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뛰어넘는 사랑
한라산 정상 아래 허옇게 마주 선 고사목 한 쌍. 사시사철 풍상에도 푸르고 푸른 잎새 자랑하며 묵묵히 지내온 세월들... 무성하던 이파리들 어느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철갑처럼 든든하던 껍질 무서리 북풍한설에 한 겹 두 겹 다 벗겨져 하얀 속살 드러나도 그 속에 품은 뜻 그 속에 담긴 소망 그 당당함, 그 순전함, 그 절실함 생사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사랑. 무심히 흐르는 구름 아스라히 보이다 사라지는 마을들 묵묵히 내려다보며 무궁세월 그렇게 서리라. 그렇게 사랑하리라. 2022. 8. 25. 한라산에서
2022.09.02 -
세상을 밝히는 빛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2022. 8. 21 장성 황룡강 연꽃정원에서
2022.08.24 -
월출산에서 바라본 목포 앞바다의 노을
힘들게 오른 월출산, 처음부터 노을을 담기 위해 오후 4시에야 등산을 시작했다. 해질녁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한 연무와 해무 때문에 오메가 같은 드라마틱한 일몰장면은 아니었지만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이번 산행 도중의 고생은 충분히 보상받을만 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이리 아름다운데, 왜 사람들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어갈까... 사랑하고 살기에도 짧은 세상, 미움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보듬어주고 많이 가진 사람은 가지지 못한 이들과 함께 나누는 세상... 노을 사진 한 장을 담으며 그런 꿈을 품어본다. 2022. 8. 22. 영암 월출산 정상에서
202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