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 사원 - 누브라밸리의 디스킷 곰파

2015. 4. 2. 03:29인도이야기/인도 문화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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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라다크지역에서도 가장 끝부분에 위치한 신비스러운 누브라 계곡....
누브라라는 말은 '꽃'을 뜻한다고 한다. 즉 꽃의 계곡이다.

이 누브라밸리에서 가장 큰 마을에 속하는 디스킷에는 상당히 유명한 곰파가 있다.
곰파는 티벳불교의 사원이자, 동시에 승려들을 양성하고 또 그들이 공동생활을 하며 수도하는 공동체이기도 하다.
기독교의 수도원과 같은 곳으로 우리말로는 일반적으로 '승원'이라고 부른다.
절대 다수가 티벳불교를 믿는 이곳에서 곰파는 그들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들을 낳으면 반드시 그 중 하나는 어릴 때부터 곰파에 보내 승려의 길을 가게 한다.
곰파에 온 남자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공동생활을 하면서 승려가 되기위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불교 승려들처럼 완전히 속세와의 연을 끊고 산사에 묻혀 지내는 것은 아니다. 
수시로 집에 드나들면서 집안일을 돕기도 하고 집에서는 여전히 아들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다크에서 승려란 세상과 절연하고 구도의 길을 걷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일하고 공부하는 이웃이자 종교 의식을 책임지는 생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거취가 자유롭기에 승려로 살다가 세상으로 돌아가거나
세속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승려의 삶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내가 이곳에 찾아갔을 때는 노승들이 모여서 오전 예불을 드리는 시간이었다.
2,30분 동안 염불을 외우며 기도를 하다가 마칠 무렵에는 앞에 놓은 맑은 소리가 나는 종을
일제히 흔들기도 하고, 심벌즈같은 악기를 몇차례 연주하기도 하였다. 

이곳에서 수 십 년을 지내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평온함을 잃지 않는 노승들의 미소와
아직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즐겁게 뛰노는 동자승들의 때묻지 않은 천진함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물론 이들 사이에도 속이는 일이나, 서로 미워하고 다투는 일이 없을 수 없겠지만
그저 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내게 많은 도전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도 마음이 가난한 자, 깨끗한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너희 보물을 썩어 없어지고 도둑이 들끓는 세상에 아니라 하늘에 쌓아두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는가?

시끄럽고 요란한, 그리고 현세의 필요를 채우는 일에만 온통 관심을 쏟는 힌두사원들의 모습을 보다가
라닥에서 만난 티벳불교의 사원들은 사뭇 신선한 감이 느껴졌다.
곰파들을 돌아보는 동안 세속화되어가고 있는 이 땅의 교회와 기독교 공동체들이
다시금 정체성을 회복하여 세상을 향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고,
세상이 줄 수 없는 예수 안에 있는 참 평안과 위로를 사람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2009. 9.
라다크 지역의 누브라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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