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친 - 까타깔리, 인도의 전통무언극 공연

2015. 4. 22. 14:49인도이야기/인도 문화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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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친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면 바로 까타깔리(KathaKali) 공연이다. 인도의 남서부지역,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코친을 중심으로 한 도시들에서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이 무언극은 바라트나띠얌, 까닥, 마니뿌리, 오디시 등과 함께 인도의 5대 전통 무용극 중 하나로 꼽힌다. 

까타깔리는 이야기인 까타(Katha)와 음악(Kali)이 합쳐진 말로서, 음악과 함게 무언극으로 표현되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 공연이 그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말이 없이 표정과 동작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방식과 더불어 인도의 전통적인 서사 이야기를 강렬하고 인상적인 분장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6세기 이후로 중국에서 들어온 경극의 요소가 가미되면서 극적인 재미가 훨씬 더해짐으로써, 께랄라를 대표하는 문화적인 아이콘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까타깔리는 주로 인도의 서사시인 라마야나나 마하바라타 등에서 뽑은 이야기들을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표현한다. 과거에는 100여 가지가 넘는 스토리를 각 주제당 장장 6시간 이상 공연했다고 하나, 오늘날에는 그 중 약 30가지 정도가 전해지며 공연시간도 관광객들을 고려하여 한 시간 내지 한 시간 반 정도로 조정하여 압축된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까타깔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이 극을 공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남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극의 내용에 있는 여성의 역할도 모두 남자들이 맡는데, 목소리를 낼 필요없는 공연이어서인지 그리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2008년 12월에 코친을 방문했을 때 보았던 까타깔리 공연은 인드라 신이 인간세상의 공주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불화가 생기고, 그것을 견디다 못한 여인이 미쳐가면서 결국 죽고만다는 조금은 슬픈 이야기였다. 까타깔리 공연장에 가면 한글 팜플렛도 제공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 찾을 수 없으니 아쉬울 뿐이다.

까타깔리 공연은 무언극이라는 특징 때문에 분장이 대단히 중요하고, 분장자체가 메시지 전달의 중요한 수단이어서인지 공연전의 분장장면부터 관객들에게 공개한다. 약 1시간 이상 걸리는 분장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가 있다. 분장 후에는 공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 표정과 동작이 의미하는 바를 관객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럼 오늘의 공연을 함께 보도록 하자...!


까타깔리의 분장은 대단히 세밀하고 정성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보통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하지만 나머지는 전문 분장사가 맡아서 하게 된다.
누워있는 주인공은 오늘의 주인공 인드라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분장을 하고 있다.

분장에 쓰이는 염료는 백퍼센트 천연재료로부터 얻는다.
나뭇잎과 껍질, 풀, 쌀가루, 색깔이 있는 돌 등 다양한 소재로부터 필요한 염료를 채취한다.

 

분장에 쓰이는 염료와 도구들은 무척 단순하다.
천연 염료가루를 물에 섞어 돌에 갠 다음 얼굴에 바르는데 화학성분이 없는 만큼 인체에 무해하다고 한다.


위쪽 발코니에서 본 분장장면이다. 
일반에게 공개하기 때문에 작업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상당한 근접촬영도 허용한다.


코친의 아담한(?) 까타깔리 공연장의 모습이다. 
코친에는 까타깔리 공연장이 두 곳이 있는데 산타 크루즈 바실리카(성당) 근처의 까타깔리 센타가 바로 이곳이다.


인드라 신의 상징인 하얀수염을 붙인 후에 나머지 얼굴 분장을 이어간다.


하얀 수염을 붙인 다음부터는 자신이 직접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분장한다.


인드라신의 분장이 가장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옆에서 필요한 염료를 준비해 보조해 준다.
이런 형태의 분장은 중국에서 전래된 경극이 영향을 받은 것이다.


분장이 끝나고 나면 열정적인 타악기 연주가 시작되면서 오늘의 공연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설명을 제공한다.


배우 한 사람이 다양한 표정과 동작을 선보이면 옆에서 그 표정과 동작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준다.
인도무용에서는 이런 동작을 '무드라'(Mudhra)라고 한다.


얼굴표정만으로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동안 눈을 한 번도 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얼굴 각 부분의 근육과 눈동자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을 쌓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까타깔리 공연에서 고수의 역할을 대단히 중요하다.
실제로 극의 분위기와 진행을 고수의 북이 이끌어나가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까...
저 손짓과 표정 하나 하나에 따라 민감한 감정의 흐름이 이어진다.


희노애락의 감정표현이 끝나고 평화로운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배우는 자신의 눈을 깜박였다.


이 극장에서 사용되는 무대의 막... 참 소박하다고 해야 하나...?
막 뒤에서는 공연을 위한 마지막 준비가 한창이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좌측이 인드라 신이고, 우측이 인간 세상의 공주다.
극의 내용은 이 두 신과 인간의 만남과 사랑이 싹트는 과정,
두 사람 사이에 생기는 오해와 여인의 억울함,
마침내 그 오해를 풀 길이 없어 실성을 하고,
스스로 칼에 찔려 죽고 만다는 내용이다.

신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소재도 그렇거니와,
비록 신이라고 할지라도 사랑 앞에서는 무력한 존재임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의 고귀함과 위대성을 보여주는 무언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여기서부터는 이 스토리를 연상하면서 극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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