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추수철 - 우타르칸드 산골마을에서...

2015. 4. 7. 17:55인도이야기/인도여행다큐

728x90

데라둔에 잠시 다녀오는 길에 담은
북인도의 추수철 풍경이다.

북인도는 게훙이라고 부르는 호밀로 만든 빵(로띠)이 주식이다.
그래서 해마다 4월이 되면 들판에 온통 황금빛 호밀밭이 펼쳐지게 된다..
당연히 이 때는 농부들에게 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바쁜 시기다.
하물며 우리 속담에도
추수철에는 송장도 일어나 손을 거든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펀잡이나 갠지스강 유역처럼 대규모 농사를 짓는 곳에서는
우리나라처럼 트랙터에 콤바인을 장착하여 순식간에 추수를 해치우지만
가난한 산골마을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온 식구가 둘러앉아
낫질을 하고, 다발을 묶고, 타작까지 함께 한다.
물론 일당을 주거나 품앗이를 해서 이웃들을 부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가족단위로 농사일을 하게 된다. 

워낙 바쁜 때라 데라둔 시내에 나가 살고 있던 딸도
잠시 돌아와 부모님의 일손을 거들었다.
온 가족이 땀흘려 수고하지 않으면 제 때에 일을 마칠 수 없기 때문이다.

벌써 서산에 해는 기우는데 일거리는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 있다.
밭을 보니 아마 내일까지도 계속해야 할 듯 싶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고 고된 일도
가족이 한 마음만 된다면 거뜬히 마칠 수 있으리라.
  

2011년 4월
우타르칸드 데라둔에 다녀오는 길에...

 

 

일할 때는 좀 간편한 옷을 입고 하면 좋을텐데
인도 여인들은 무슨 일을 해도 사리나 펀자비를 그대로 입고 한다.
그래서 항상 일하는 장면도 컬러풀하다...
인도는 정말 컬러가 다양한 나라다.


이 마을은 지나다닐 때마다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언젠가는 한 번 차분히 사진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새싹이 돋을 때, 곡식이 누렇게 익어갈 때... 언제고 아름다운 곳이다. 


너무 서두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체하지도 않고
부부가 함께 속삭이며 천천히 낫질을 하는 모습...
역시 인도사람들이다.
저렇게 일하면 정말 하나도 안 피곤할 것 같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낫질을 하다보면
아마도 고부간의 갈등이 다 사라지지 않을까...


이 집의 가장인 어르신이다. 일하는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그런데 낫이 우리 한국의 그것과 다르게 참 특이하게 생겼다.


넉넉한 웃음으로 이방인을 반겨주고는 다시 자신의 일로 돌아간다.


아들 내외와 어머니가 함께 낫질하는 뒷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내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오선생님이 내려서 한국 농부들의 매서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힘든 일에 딸은 열외다. 그래도 손 하나가 어디인가?


아따, 이것이 새끼는 안 주고 지금 먼 생각을 하고 있다냐?


이 곡식을 빻아 로띠도 만들고 빠란따도 만들어 식구들을 먹인다고 생각하니 참 오지다.


으메 이것아.. 너 일 좀 똑바로 안할래?
너 같이 일하니까 며느리가 시누이를 싫어하지!


휴식을 마치고, 길을 떠나기 전에 기념으로 한 컷!
언제 이들을 다시 만나 내가 담은 사진을 전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즐감하셨다면 아래 공감(하트) 버튼을 꾸욱 눌러 주세요~
감사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