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발리뿌람 - 해변에서 만난 팔라바 시대 석공예술

2015. 9. 11. 19:29인도이야기/인도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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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발리뿌람 - 해변에서 만나는 팔라바 시대 석공예술
Mahabalipuram - Stone Art on the Beach originated from the Palava Times

마하발리뿌람(Mahabalipuram)은 흔히 
'마말라푸람'(Mamallapuram)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원군은 남인도 타밀나두 주의 주도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약 60킬로미터 떨어진
벵갈만 코로만델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다.
AD 7세기 경 팔라바왕조의 왕이었던
나라싱하바르만 1세가 창건한 이 사원군은
해안선을 따라 화강암 지대에 바위를 깎아서 만들었으며, 
남인도 사원건축양식인 드라비다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해안에 있는 수천 개의 조각상을 통해
힌두교 시바 신의 영광을 묘사하고 있다.
'라타(Rathas)'라는 이름의 수레 모양 석조사원과 
'만다파(mandapa)'라 부르는 석굴사원, 
그리고 여러 암벽 조각 등으로 이뤄져있다. 

특히 드라우파디, 아르주나, 비마, 다르마라자, 사하데바 등
인도 고대의 산스크리트어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등장하는 
다섯 판다바(Pandavas) 형제들을 형상화한 
‘다섯 라타(Pancha Rathas)’와 
두르가 여신의 조각이 있는 
마히샤마르디니 만다파(Mahishamardini Mandapa)가 유명하다.

또한 '갠지스강의 하강(Descent Of The Ganges)’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야외 암석 부조(浮彫)도 유명하다. 
높이 12미터, 폭 30미터의 바위에 새겨진
세계 최대 규모의 야외 암석 부조로서, 
천상에 있던 갠지스강이 시바의 명령에 따라
지상으로 하강하는 장면을 그렸다.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아르주나의 고행을 묘사했다는 설이 있어 
‘아르주나의 고행(Arjuna's Penance)’이라고도 불린다.

마말라푸람은 인도 팔라바 문명의 창조적 재능과
예술적 업적을 잘 보여주는 힌두교 유적지로 꼽힌다. 
시바 숭배의 중심지 중의 하나여서
남인도 시바파 성지순례의 출발점으로 인기가 높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상은 두산백과사전의 마말라푸람 [Māmallapuram] 항목에
설명된 내용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마하발리뿌람(Mahabalipuram)이란 명칭은 
비쉬누(Vishnu) 신이 '마하발리'라는 거인을 무찌른 전설에서 유래한다.
'뿌람'이란 단어는 산스크리트어 계열에서 마을, 혹은 촌락을 의미한다. 
마하발리뿌람의 다른 이름인 '마말라'는
7세기에 남인도를 통치한 왕, 
나라싱하바르만1세의 별명으로 '뛰어난 씨름꾼'이란 뜻이다.

마하발리뿌람은 8세기 티루망가 알바르(Thirumanga Alvars)가 쓴
타밀문헌에 
바다산의 왕궁(Palace of Sea Mountain)으로 묘사되었고, 
13세기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에 의해서 
유럽의 뱃사람들에게는 일곱 개의 탑(7 Pagodas)으로 불리웠다. 

지금은 그 일곱 개의 사원 가운데
하나만이 해변사원(Sea Shore Temple)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나머지 여섯 개의 사원은
아직도 바닷속에 잠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쓰나미가 이곳 해안에 덥쳤을 때
세 개 정도의 사원이 보였다고 하고,
지금도 배를 타고 조금만 바다로 나가면
물속에 잠긴 사원(탑)들의 윗부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자, 이제 마하발리뿌람의 진면목을 보러 떠나보자~


 

인도의 대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핵심적인 인물인
'아르주나'의 고행장면을 담고 있는
이 거대하고 정밀한 부조작품에 붙여진 다른 이름은
'강가의 하강'(Descendance of Ganges)이다.

쉬바신의 명령에 따라 갠지스강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인간과 신 사이에 태어난 아르주나가 고행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이 거대한 작품은 하나의 바위를 다듬어 석실과 부조를 완성한 것으로서
AD 8세기 당시 남인도 왕조의 뛰어난 석조건축술을 보여준다.
우리의 석굴암이나 다보탑 같은 건물들이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것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돌을 다루는 기술에 있어서 만큼은 인도나 우리민족이나
가히 동시대에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것 같다.


 

돌의 내부를 파내어 공간을 만들고, 기둥에는 고양이상을 조각해 놓았다.
사원의 위쪽에는 흡사 열차처럼 느껴지는 전차의 행렬이 이채롭다.


 

바위 전체에 마하바라타의 이야기들을 장면별로 모아 엮어 조각하였는데
이는 당시에 신들이 사는 천상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한다.
그 천상에 흐르는 강이 바로 강가(갠지스)로서
쉬바신이 인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 강을 내려보냈다고 하니
강가를 성스러운 강으로 여길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측 하단에 조각이 없는 부분은 아마도
팔라비 왕조가 몰락하면서 공사가 중단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문득, 그곳에 들어갈 스토리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졌다.


 

바위 중간에 깊게 파인 부분이 바로 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강가,
즉 갠지스 강이라고 한다.


 

신전의 내부에 그려진 부조들이다.
인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신 중의 하나인 크리쉬나.
그가 목동이 되어 암소의 젖을 짜는 장면이다.


 

1,30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조에 그려진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오묘하게 스며드는 빛과 부조가 만들어내는 음영,
바위 내부의 서늘함이 명상과 수도에
매우 적합한 공간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힌두신화에 등장하는 여인들,
그리고 천상의 무희들(압사라)은 무척 육감적이다.
힌두신화 속에는 인간의 본능과 성을 통한 생산력의 증대라는
기본적인 요구가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이 비쉬누 신상에는 팔이 몇개일까? 
일단 기본적으로 이 부조에는 여덟 개의 팔이 돋아나(?) 있다.
실제로 사람 몸에 팔이 이렇게 많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싶기도 하지만 
인간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들어주어야 하는 신에게는
팔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으리라.
사실 우리나라의 절에 가보면 천수관음상을 모신 곳들도 있으니
여덟 개는 많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쉬바신의 부인인 빠르바티의 부조.
순종과 정절, 다산의 상징인 그녀는 인도에서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운다.
사띠, 두르가, 깔리, 우마, 가우리...

그녀의 이름이 이렇게 많아진 이유는
쉬바신이 가진 이원적인 특징에서 비롯된다.

창조자이면서 동시에 파괴자요,
온유한 자임과 동시에 무서운 심판자이며,
영원한 명상과 휴식임과 동시에 끊임없이 활동하는 역동적인 존재의 속성이
그의 부인에게도 전해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띠와 빠르바티, 우마는 순종과 정절, 우아함의 상징이며,
두르가와 깔리는 어둡고 파괴적이고 심판자적인 속성을 대표하고 있다.


 

이 신전들이 유명한 다섯 개의 라타(Pancha Rathas)를 형상화 한 것들이다. 
라타는 수레(Chariot)를 의미하며,
드라우빠디의 다섯 형제(Pandavas)인
아르주나, 비마, 유디쉬트라, 나쿨라, 샤하데바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크기와 형태가 각각 다른 이 수레들은
각각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만을 조각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팔라바 왕조 당시 이곳에는
석공들을 길러내는 학교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다섯 개의 라타들은 그 학교에서 고도로 숙련된 석공들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라타들은 정밀함과 균형미, 예술적 섬세함에 있어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손색이 없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라타들은 어느 각도에서 보든지 완벽한 균형미를 갖추고 있다.


 

아직 남아 있는 저 돌에는 무엇을 조각하려고 했을까...


 

저 빗자루로 과연 제대로 쓸어질지 궁금했다.
그래도 돌아오면서 보니 저걸로 청소를 끝내고 돌아갔으니 할말이 읍따...ㅋㅋ ^^


 

다섯 개의 라타들은 정말 천년이 넘는 세월을
비바람과 해변의 소금기에 그대로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섬세함과 세련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천 년 가까이 바다 속에 잠겨있었기에
오히려 원형을 더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는 이 코끼리들은 아마도 다섯 개의 라타들을 끌거나,
이곳을 수호하기 위해 세워졌으리라.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라타의 곁을 지켜온 코끼리...


 

반대방향에서 바라본 다섯 개의 라타들...


 

코끼리 뿐 아니라 사자와 소들도 라타들을 호위하기 위해 버티고 있다.


 

지금부터는 이른바 일곱 개의 해변사원 가운데
유일하게 최근에 발굴된 사원을 살펴보기로 한다.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의 상이 사원의 규모를 짐작하게 해준다.


 

사원을 보기 위해 찾아온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다.


 

아마도 이 해변사원은 수많은 난디(암소)로 둘러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쉬바신에게 바쳐진 것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해변에 있는 사원을 둘러보고 둑 위로 올라오면
아담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마하발리뿌람의 해변이 펼쳐진다.


 

앞의 사진은 필자가 2008년 8월에 담은 것이고,
이 사진은 2009년 6월에 담은 것이다.
날씨에 따라 해변의 분위기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아르주나의 고행을 담은 부조 옆으로 언덕에 오르다보면
마치 설악산의 흔들바위처럼 보이는
'크리쉬나의 버터볼'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 무슨 특별한 전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나는 길에 사진을 찍고 잠깐 쉬어가기에는 좋은 것 같다.


 

언덕 곳곳에는 완성된 동굴사원들도 볼 수 있고,
공사를 하다가 중단된 동굴사원도 만날 수 있다.
이 사원은 쉬바의 부인 빠르바티(Parvati)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엄청난 생성의 힘을 상징하는 쉬바신의 남근,
즉 쉬바링감이다.
남인도의 쉬바 숭배의 중심지가
첸타이 근처의 칸치푸람과 바로 이곳 마하발리뿌람이라고 한다.


 

곳곳에 자리잡은 석조사원들...
모두 하나의 돌을 깍아만든 것들이다.


 

버터볼 주변의 풍경... 한적하고 아름답다.


 

이곳 마하발리뿌람에는 수많은 석공조합이 있고,
그곳에서는 남인도에서 최고로 정교하고 세련된
신상과 각종 석공예품들을 제작한다.

그들은 수 천년 동안 조상 대대로 내려온 기술을 전수받아
일평생 돌을 쪼면서 살아왔고,
또 그들의 아들 역시 부모와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이다.


 

신상을 조각하는 섬세한 손놀림과 예술적인 감각은
아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일게다.


 

마하발리뿌람 탐방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만난 이 소년은
불에 달군 쇠로 혀를 뚤어 그곳에 꼬챙이를 꼽고 다니며 돈을 구걸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힌두교의 고행 가운데 하나를 실천한 것이리라.


정말 오랫만에, 무려 3개월 여 만에
드디어 다시 포스팅을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자주는 못올리더라도
일주일에 서너편씩은 올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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