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1

2015. 11. 27. 00:00인도이야기/인도여행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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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시카르 - 석양을 사랑한 낙타들 1 
Pushkar, Camel Fair 2015, Sunset Part 1


인도 서북부의 광야와 사막지역에 위치한 라자스탄주

라자스탄이라는 말은 왕들의 땅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낙타는 중요한 운송 수단이자 생계 수단이다
끈질긴 생명력과 튼튼한 체력
그리고 모래에 잘 빠지지 않는 특이한 발굽 등으로
사막에 최적화된 이 동물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가축이 되었다

여기에도 우리나라의 소시장처럼
낙타와 말염소 등 가축을 사고파는 가축시장이 있는데
라자스탄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진 시장이 바로 푸쉬카르 낙타시장이다.

보통 힌두력으로 11월 첫보름 4일전부터 보름날까지 열리는
이 푸쉬카르의 낙타축제에는 인근의 여러 지역에서
수만 마리의 낙타와 말염소 등이 한 곳에 모이는데
좋은 낙타와 가축을 사고팔기 위해서
이들이 펼치는 거래장면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이색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2000
년대 초반 세계 최고의 사진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이 낙타시장을 소개한 이후
이곳은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 낙타축제 기간 동안
수많은 사진가들과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사막특유의 독특하고 신기한 풍경들
라자스탄인의 전통과 사막문화를 함께 볼 수 있기에
이 축제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축제기간 동안에 
2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이는
세계최대의 비종교 축제가 되었다고 한다
사실 모여든 낙타숫자와 말이나 염소 등까지 포함한다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낙타축제를 보기 위해 매년 벼르고 별렀지만
여러 가지 일들로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쉬웠다.

지난
 11 18일부터 2 3일간
인도에 온지 8년 만에야 드디어
이 푸쉬카르 낙타축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델리에서 열차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축제에 다녀왔다


축제기간에는 방값도 많이 올라서 허름한 게스트하우스도 
1천루피, 즉 2만원 가까이 내야 방을 구할 수 있다
또한 도시규모가 작고 특별한 교통수단이 없어
하루 종일 열심히 걸어 다녀야 하는 곳이다
.

두 번째 날에는 무거운 장비를 메고 들고
하루 15km 이상을 걸어야 했다. 
힘은 들었지만 수많은 낙타들이 펼치는 스펙타클한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는 작업은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본격적인 낙타축제가 시작되기 4일 전부터 라자스탄의 각 지역에서 이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낙타들, 그리고 여행객들....

 

인도 여인들의 사리는 그 자체로도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라자스탄 여인들이 입는 사리는 원색이 더 강렬하고 정열적이다.


 

처음으로 낙타를 타보는 현지인 여행자들... 
낙타를 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낙타의 높이가 생각보다 높아서
잠시 동안 현기증도 나고 무섭기도 하다.
겁에 질려 잔뜩 웅크린 커플의 자세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좋은 낙타를 좋은 값에 팔려면,
낙타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지금이야말로 낙타의 장신구를 만들어 파는 이들에게
최대의 대목이 아닐까...


 

낙타가 걸을 때마다 리드미컬하게 들리는 워낭소리...
맑고 투명한 그 소리는 낙타에게도 사람에게도 피로를 줄여주는 청량제다.


 

낙타시장에서도 매일 세 번 마시는 짜이를 거를 수는 없다.
고운 석양 빛을 뒤로하고 짜이를 마시는 라자스탄 노인의 기품이 예사롭지 않다.


 

 

나무가 부족하고 땔감을 구하기 힘든 사막지역에서 낙타의 배설물은 가히 최고의 연료이다.

이 배설물을 약간의 풀을 넣어 반죽하여 말리면 화력좋은 무공해 연료가 된다.

여기에 로띠를 굽기도 하고, 수프의 일종인 달과 채소요리들을 하기 때문에 매일 이 낙타분을 모으는 일은 여인들의 중요한 일과이다.

 

 

사막생활에 필요한 각종 철물들을 파는 대장장이 아저씨도
이 기간이 연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다.


 

시장풍경은 세계 어디나 활기가 넘치고 정겹다.


 

드넓은 낙타축제를 돌아보려면
필수적으로 한 번 씩은 이용하는 이른바 낙타택시!
난 사진을 담느라 이 낙타택시를 타볼 여유를 갖지 못해 아쉬웠다.


 

푸쉬카르 언덕의 드넓은 벌판에는 구석구석마다
낙타를 몰고와서 텐트를 치고 좋은 거래대상자를 기다리는 이들로 넘쳐난다.
노을에 물든 낙타와 사람들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낙타들의 식사시간!
잘게 썬 마른 짚과 풀들이 낙타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다.
저 큰 덩치가 어떻게 저런 풀만 먹고 살 수가 있는지 의아스럽지만,
낙타나 소, 말 같은 초식동물들이 풀만 먹고도 힘을 쓰고 큰 체구를 유지하는 걸 보면
우리도 꼭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는 건 아닐 듯 싶은 생각도 든다.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우는 햇살을 바라보며
낙타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평생을 사막에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이 동물들에게
좋은 주인을 만나는 일은 아마도 자신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사일게다.


 

쫑긋 솟은 낙타의 귀들이 하루의 마지막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라자스탄에서는 몇 마리의 낙타를 갖고 있느냐가
부의 척도가 된다고 한다.
새끼를 잘 낳는 암낙타, 힘세고 건강하여 일을 잘하는 숫낙타를
고르는 것이야말로 이들에게 연중 최고로 중요한 일이 아닐까.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한다.
인생의 연륜이 쌓인 노인들의 말은 중근동 문화에서 큰 권위를 갖는다.


 

본격적인 낙타축제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데도
이미 많은 낙타들이 도착하여 들판을 메우고 있다.


 

우리가 늘상 보아온 세상을 전혀 다른 곳으로 보이게 만드는 노을...
낙타들이 모인 풍경도 예외가 아니다. 


 

노을 빛에 물들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으랴마는
낙타와 노을은 볼 수록 잘 어울리는 주제다.
노을 빛을 받으면서 광활한 사막을 걷는 낙타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다.


 

하나님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시간에
모든 생명들에게 이 아름다운 노을을 선물로 주셨다.
아마도 이 시간이야말로 신의 은총에 감사하고,
이 땅에서의 삶이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 시간이 아닐까...


 

조리개를 조이면 해가 또렷이 보인다.
어떤 대상을 또렷이 보려면 우리 마음의 조리개를 조여
그 대상을 향해 집중해야 한다.
조리개를 조여 집중하여 바라보는 이에게 하나님은 자신을 드러내신다.


 

위대한 인물의 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그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더 크고 위대한 빛에 자신을 던질 때 비로소
그 빛이 나의 아우라가 되는 것이다.


 

해가 지평선과 입을 맞추려는 순간
낙타들도 서로 입맞추며 내일의 행복을 기약한다.


 

마지막 남은 한 줌 햇살이 아쉽지만,
그래도 그 후에 찾아올 다디단 안식의 시간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 해를 기쁘게 보내줘야 하리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사랑했던 그 노을은
오늘의 나에게도, 그리고 낙타들에게도 여전히 사랑스럽기만 한다.


 

들판에서 낙타와 함께 밤을 지새기 위해 준비하는 이들에게
해가 진 후 어두워지기까지의 시간은 무척 분주하다. 


 

텐트를 가져오지 않은 이들은
땅 위에 천막을 깔고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다.
11월 라자스탄의 밤 기온은 생각보다 훨씬 춥기 때문에
충분한 방한대책이 필요하다.


 

음식을 조리하고 마실 물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다녀오는 낙타몰이꾼.
언젠가 이 분도 사마리아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의 물을 주셨던
그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



** 오랫만의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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