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③ - 블루모스크, 지하저수지, 그랜드바자르 외 풍경들

2023. 1. 4. 12:01세상의 모든 풍경/Türki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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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서의 1박 2일 동안 보스포러스 해협 보트투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구시가지에서만 지냈다. 신시가지와 이스탄불의 구석구석을 살피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구시가지의 주요 유적들과 생생한 거리풍경들을 많이 담아올 수 있었다. 오늘은 각 유적지의 기본정보와 설명을 기초로 주로 그곳에서 담은 사진들을 소개하며 포스팅을 이어가고자 한다.

구시가지의 해변을 중심으로 비잔틴시대에 축조된 성벽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의 아현동 같은 웨딩거리... 이슬람이 주 종교인 이곳에서도 이런 웨딩드레스들이 잘 팔린다니 한편으로는 놀랍다...^^

Armine 가을패션을 알리는 거리의 광고판. 개방적이면서도 독특한 이슬람 사회의 분위기가 풍긴다.

로마시대에 축조된 발렌스 수도교(The Aqueduct of Valens) ..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발렌스 황제 시대인 A.D. 378년에 축조되었다. 오스만투르크 시대까지 주변에 있는 물을 끌어다가 궁전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처음 세워졌을 때는 길이가 1km나 되었지만 지진이나 비바람 등으로 무너져 내리고 지금은 800m 정도만 남아 있다. 높이가 26m로 규모가 매우 크며 현재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올라가는 것도 금지되고 있다.

 

비록 색이 바래긴 했지만 높은 지대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이렇게 낭만적으로 페인팅해 놓다니...^^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보면서 올라가다보면 피로가 덜할 것 같다. 

구시가지 도로에는 트램이 함께 운행되고 있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의 경우 아직도 트램이 주요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스탄불의 트램도 그 역사가 14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니 유럽의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그 역사와 전통에서 밀리지 않을 것 같다.

강변으로 뻗어있는 도로풍경... 왼쪽에는 트램이 다니는 레일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갈라타대교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의 풍경이 여유롭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 유럽의 여느 도시들처럼 밝고 활기차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서안 구시가지 주변도로는 이렇게 비잔틴 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성벽과 각종 유적들이 즐비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색의 향연에 마음을 빼앗겨 나도 몰래 셔터를 눌렀다.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불루모스크) 앞쪽으로 펼쳐진 술탄 아흐메트 광장(Sultananahmet Square). 본래 이름은 히포드롬 광장(Hypodrom Square)이다. 광장에 진입하면 먼저 높이 솟은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가 눈에 띈다. 이집트 황제 투트모세 3세 시대에 만들어진 오벨리스크라고 하니 제작연대가 성경의 모세시대와 비슷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이 광장은 동로마 제국의 수도가 되기 전, 로마제국의 중소도시였을때 전차경주장으로 건설되었고,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이곳을 수도로 정한 뒤에 당시에 10만명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장했다고 한다. 4차 십자군전쟁 시 약탈의 수모를 겪었고, 이때 약탈된 많은 유물들이 베네치아를 비롯한 이탈리아 성당들에 소장되어 있다. 오스만 제국 말기에는 예니체리 군대의 처형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뱀기둥,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 콘스탄틴 오벨리스크, 게르만 분수가 일열로 서 있고, 주변에는 블루모스크를 비롯해 아야 소피아,이슬람 예술박물관 등의 주요 유적들로 둘러싸여 있다.​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 아래 장식되어 있는 이집트 왕족들의 부조. 

뱀기둥(Serpent Column)과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를 일직선상에 놓고 담아보았다.

아야 소피아의 주변 풍경.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현지에서는 예라바탄 사라이(Yerabatan Sarai)라고도 불리는 로마시대 지하저수지. 지하궁전이라고 하기도 한다. 4세기에서 6세기에 걸쳐 만들어 졌으며, 비잔틴 시대에는 식수저장고, 오스만 제국 시대에는 톱카프 궁전의 정원수의 물창고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저수지의 물은 19㎞ 떨어진 북쪽의 교외 베르그라드 숲에서 토관과 수도교를 거쳐 공급되었다.

지하 저수지의 내부는 높이 9m, 길이 143m, 폭 70m이며, 336개의 대리석 기둥이 천장을 받치고 있다. 이 기둥들은 각각 그 모양이 다 다른데, 이는 당시 주변 여러지역에서 신전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명한 007영화 시리즈 <007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은 가끔씩 실내 콘서트도 열린다고 한다.

예라바탄 지하궁전 내부에는 유명한 메두사의 얼굴 2개가 있는데, 눈물모양 문양이 있는 기둥에 손바닥을 대고 엄지손가락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메두사의 머리가 하나는 옆으로 누워 있고 하나는 이렇게 거꾸로 누워있다.

물을 저장하는 창고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이렇게 아름답게 건설하다보니 지하궁전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 같다. 

지하저수지를 보고 올라와 광장 주변 골목들을 누비며 걸었다.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덩굴들의 조화가 정말 아름다웠던 골목.

마치유럽의 어떤 골목과 다를 바 없이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이스탄불 구시가지 풍경.

광장주변 상가들의 디스플레이된 제품들이 참 아름다웠다. 캐나다 국기는 왜 저기에 있을까...^^

샹델리아와 조명등을 파는 곳은 좋은 사진의 소재이다. 촬영금지 표시가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 촬영하지 않는 이상 제한이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종류별로 하나씩 사서 맛을 보고 싶었던 터키 전통 스위트 가게. 우리나라의 유과나 곳감 같은 맛일듯...^^

스윗들이 보여주는 색의 조화도 참 곱기만 하다.

낭만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거리풍경들...

낙엽지는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그랜드바자르로 들어가는 입구.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처럼 규모가 무척 큰 전통시장인데, 비잔틴 시대 이전부터 동서양의 모든 문물이 모이는 유서깊은 시장이었다고 한다.

그랜드바자르를 둘러싼 외곽의 상가 풍경. 보도를 위로 가로지른 덩굴이 단풍으로 물들어 더 낭만적이다.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잘라서 전시한 수많은 종류의 터키전통 스윗들...

그랜드바자르는 튀르키예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기념품 시장이자, 동서양의 온갖 진귀한 상품들이 집결하는 문화의 전시장이다.

시장 곳곳의 풍경을 담아보았다.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미로처럼 이리저리 이어지는 바자르 내부의 통로들... 이곳은 여러 영화에서 쫓고 쫓기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많이 등장하는 곳이다.

그랜드바자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소의 사진들을 소개해본다.

마치 서울의 명동이나 남대문처럼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이스탄불을 느껴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다양한 악기들이 걸려있는 가게.. 색상과 모양, 형태가 다양한 악기들이 좋은 사진의 소재가 되었다.

그랜드 바자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면...^^

누군가의 사진에서 풍경의 일부가 되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초상권을 주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 거리의 캔디드샷은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그랜드바자르에서는 어느 누구도 카메라를 신경쓰지 않았다.

이슬람교도들을 대상으로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 꾸란의 구절들을 화려하게 장식한 접시와 각종 기념품들이 가득하다.

화려하고 고풍스런 조명을 몇 개 구입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어느 곳에 정착되어 있지 않고 늘 이곳 저곳 옮겨다녀야 하는 나로서는 짐을 늘릴 뿐인지라 참아야 했다.

아이들을 위한 전통의상을 판매하는 상점.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할 법한 신발들과 화려한 의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엽서들과 팬던트,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 기념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이곳은 그랜드바자르 7번 게이트 앞이다. 이렇게 돌아다니다보면 한나절이 순삭이다.

예쁜 신발들이 무질서 속에서 나름 질서를 갖춰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여행자들일까? 밝은 표정으로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그랜드 바자르를 걷는다.

전통과자를 판매하는 노점상이 수레를 밀고 있다.

블루 모스크에 입장 하기 위해 발과 신체의 주요부위를 정결케 하는 이슬람교도들.

인도 스리나가르에서는 호수 주변에서 손이나 발뿐 아니라 남성의 주요부위와 항문까지도 깨끗이 씻고 모스크에 들어가는 이슬람교도들을 보았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여성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신앙에 있어 남녀의 구별이 지나치게 엄격한 이슬람의 율법 때문일 것이다.

수건을 가져오지 않아, 손으로 피부를 마찰해 물기를 제거하는 청년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발을 씻고 모스크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모스크내의 풍경과 예배 장면은 블루 모스크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으로 대신한다.

블루모스크 내부의 기도실이다. 모든 무슬림들은 메카 방향을 향해 하루 다섯 번 기도한다.

희생제를 드리는 절기에 모스크 안과 밖에서 기도하는 이슬람교도들의 모습.

아담과 하와로부터 이어지는 예언자들의 계보를 정리해 놓은 표. 성경의 이름과 다른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신구약 성경의 주요인물들이 이삭의 계보 아래 등장하고 있다. 24번의 ISA AL-MASIH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모세(MUSA)와 아론(HARUN)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물들의 발음이 인도 힌디어 성경의 발음과 똑같아서 놀라웠다.

엷은 핑크빛 드레스에 스카프를 쓴 여인(아마도 딸일 것 같다)과 어모니의 모습을 캔디드샷으로 담았다.

길거리에 앉아 구걸하는 무슬림 여인. 흔치 않은 광경이다.

트램에서 막 나온 생기발랄한 아가씨들의 모습! 

트램 정류장 앞의 벤치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노부부...

광장 벤치에 앉은 여인들의 수다는 끝없이 이어진다.

장시간 이스탄불에 머물고 있는 여행자들 같다. 어디로 갈까... 남편은 이스탄불 지도를 펼쳐들고, 부인은 모바일로 검색하며 정보를 찾고 있다.

아흐메트 광장에서 만난 이스탄불 대학교 학생. 경제학을 전공하는 스물 세살의 이 학생은 자신의 학생증까지 우리에게 보여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내가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자 너무 기뻐하면서 보내달라고 했다.

마치 영화배우처럼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보조개와 가지런한 치아까지 미인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춘 이 학생을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녀가 내민 학생증을 촬영해 두었으니 언젠가 다시 볼 날도 있지 않을까 싶다.

광장을 걷다보니 피곤해져서 이곳에서 시원한 즉석 과일주스를 주문해 마셨다.

튀르키예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빵 에크멕(ekmek). 튀르키예 어디서나 이런 종류의 다양한 빵을 만나볼 수 있다.

블루 모스크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 이곳은 여성들은 출입금지다.

블루모스크 입구에서 풍경을 몇장 담았다. 블루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이 세운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서, 여섯 개의 미나레트와 여러 개의 돔, 세미돔(반원형 돔)은 아직도 이스탄불 구시가지의 하늘을 당당히 지배하고 있다. 이 건물은 내부의 색채 때문에 블루 모스크라고 알려지게 되었지만, 정식 이름은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Sultan Ahmed Mosque)이다. 이는 사원 건축을 명령한 술탄 아메드 1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아야 소피아와 달리, 가까운 곳에서 마주보고 있는 블루모스크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아야 소피아의 명성을 뛰어넘지 못하는 영원한 이인자의 모습이라고 할까...^^ 

블루 모스크는 오스만인들이 1453년 비잔틴으로부터 빼앗은 이스탄불의 예전 중심지에 1609년에서 1616년까지 세워졌다. 이 모스크는 예전에는 정교회 예배당이었다가 모스크가 된 웅장한 아야 소피아와 정확히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다. 아메드 1세가 이곳을 장소로 택한 것은 오스만 제국의 건축가들과 장인들이 기독교의 선임자들을 능가하는 실력과 예술성을 갖고 있음을 보이기 위함이었다. 결국 블루 모스크의 돔은 아야 소피아의 돔만큼 그 규모를 크게 만들지 못했지만 건물의 구조와 완벽한 균형미로 그 부족한 점을 채우고자 했다. 

우뚝 솟은 블루 모스크의 미나렛. 모스크의 주변에 이런 미나렛이 여섯개가 세워져 있다.

아야 소피아를 뛰어넘는 사원을 짓고자 했던 건축가 세데프하르 메흐메트 아가의 바램이 이루어졌는지는 후세에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야 소피아를 뛰어넘는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은듯 하다. 하지만 아야 소피아와 함께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블루모스크가 차지하는 상징성은 그 누구도 폄하하지 못할 것이다.

블루모스크를 배경으로 매우 마음에 드는 사진을 담았다. 맨 앞의 여인의 표정과 그 오른쪽 세 사람의 외모와 대화하는 모습, 그 옆을 지나쳐 오는 흰색 남방셔츠를 입은 남자 등은 자연스럽고 풍부한 스토리를 제공해 주주고 있다.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에 셔터를 몇 번 더 누를 수밖에 없었다. 한 컷 한 컷을 대할 때마다 이스탄불에서 마주했던 그 순간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한 장의 사진은 마치 타임머신처럼 우리를 과거의 그 순간의 기억 속으로 이끌고 들어간다.


 


이스탄불 이야기 세번째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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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God Bless You i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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