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년의 고도, 예루살렘의 골목길 풍경들

2015. 5. 13. 13:59세상의 모든 풍경/Isr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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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BC 1,000년, 다윗이 여부스 족속의 성읍인 시온을 정복하고
성을 쌓아 왕국의 수도로 정한 후
천 년 여의 세월 동안
유대인들의 신앙과 문화, 행정의 중심지였던 예루살렘은 
AD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게 멸망당한 이후부터
지난 2천년 동안 여러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지금도 이곳은 정식 이스라엘의 수도가 아니며,
국제법상으로 어느나라에도 속해있지 않은 독립된 도시이다.
이런 역사 때문에 예루살렘은 그 지난한 세월 만큼이나
이곳에 거주하는 인종과 민족들도 다양하다.

다윗의 왕권을 회복하기 위해 메시야를 기다리는
전통적인 유대종교인들을 비롯하여
유대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그다지 종교적 신념에 구애받지 않는 세속적 유대인들,

십자군 시대 살라딘의 정복 이후
대대로 이곳에 정착해서 살아온 아랍계 이슬람교도들,
이곳에서 살다가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외곽으로 밀려나 지금은 분리장벽 밖에서 거주하면서
직장과 일 때문에 까다로운 검문절차를 거쳐
분리장벽을 통해 출퇴근하는 팔레스타인인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과 버금가는
터키의 대학살을 피해 예루살렘에 와서 정착한 아르메니아인들,
에디오피아와 아프리카, 인도,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유대교로 개종한 피부색이 다양한 유대인들,
그리고 각국에서 유학온 학생들과
엄청난 수의 성지순례객 및 관광객들.....

예루살렘은 3대 종교의 성지라는
역사적
, 종교적 중요성을 뒷받침 하듯
가히 거의 모든 인종과 민족들이 모여있는
전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 하다.
그 거리에는 지나온 세월의 역사와 숨결이 곳곳에 스며있고,
종교와 민족적 배경에 따라
너무나도 다양한 삶의 모습이 서로 오버랩되어 있다.

짧은 방문 기간 동안
어찌 그 속깊은 이야기들을 알 수 있으랴마는
그래도 이 사진들에 담긴 거리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그들의 복장과 표정을 통해
그냥 예루살렘을 느껴보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이곳 골목상점들은 여느 관광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은 주로 아랍계 무슬림들이 거주하는 구역이다.


갓구운 빵을 가득 머리에 이고 배달을 나서는 청년...
갓구운 빵의 표현하기 힘든 고소한 향기가 잠시 골목을 채운다.


건물을 이루고 있는 색바랜 돌 하나, 보도를 채우고 있는 돌 한 조각마다
수많은 세월의 흔적과 삶의 이야기들이 스며들어 있다.


야파게이트에서 고픈 배를 채우고자 들어간 아랍인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
주로 스낵과 음료를 파는 곳이다.
음식이름을 모르는 우리는 그냥 그림을 보고 주문했더니
그 이름이 팔라펠 삐타라는 일종의 롤 샌드위치였다.
16세겔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생각보다 맛있고 배가 든든했다.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메뉴판 전체를 담아왔다. 아랍인 아저씨는 덤으로 출연..!


 

 

예루살렘 거리는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활기에 넘친다. 
아마 예수님도 이 거리를 몇 차례는 지나가셨으리라.


 

 

아가씨의 뒷모습을 담으려 했던 건 아닌데 묘하게 이런 사진이 되었다.
골목길 풍경이 정겹고 소박하다.


이곳에서는 생과일 주스를 만들어주고 과일을 그대로 컵에 담아주는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내가 먹고 싶어하는 시원한 석류알 한 컵을 주문하여 돌아다니는 내내 맛있게 먹었다.


아치형 통로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거리의 조명역할을 한다.
그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유대인 구역임을 표시하는 이스라엘 국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은 유대인들만의 도시가 아니다.
그 아래로 키파를 쓴 유대인 소년들이 달려나온다.


정치와 종교를 떠나서 아이들의 모습은 세계 어디에 가나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


세상 어디서나 가족은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이 가족의 평화를 깨뜨리는 것은 무엇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죄악이다.


유대인 아버지와 두 아들...
머리에는 키파를 쓰고, 허리에는 탈리트와 찌찌트를 둘렀다.
아마도 아슈케나지 유대인들의 복장이 아닌가 싶다.


학교수업이 끝났을까?
더 많은 유대인 아이들이 몰려나온다.


아이들이 계단에서 넘어지지나 않을까 겁이났다.


이른바 종교인이라고 부르는 전통 유대인의 모습....
이들은 검은 옷에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닌다.
이들은 직업을 갖지 않고 오로지 토라를 읽고 암송하며 종교적인 업무만 감당한다.


예루살렘 곳곳에서 이곳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을 만난다.
이스라엘은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모든 젊은이가 군복무를 하며,
군복무를 마치지 않은 사람은 공무원이 되거나, 제대로된 직장을 가질 수 없다.


통곡의 벽이 바라다보이는 유대문화박물과 근처에서 클라리넷을 부는 거리의 악사...
가끔씩 달러를 바구니에 넣고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곳은 아랍인들 거주구역.
발끝까지 덮는 검은 옷에 히잡을 쓴 여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유대인들 거주구역과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왠지 지갑이나 여권,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을 자주 확인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본능적으로 느끼는 일종의 편견이리라...


아랍계 소년들이 마치 영화 '친구'의 한 장면처럼 당당하게 무리지어 지나갔다.


비아돌로로사의 14개 처소가 있는 지역은 모두 무슬림들 거주구역이다.


어린 아들과 걸어가는 무슬림 여인의 뒷모습... 참 평화롭게 느껴진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도시 예루살렘....
도시 곳곳에 중무장한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이곳이 무슬림 구역임을 나타내는 모스크의 첨탑이 우뚝 솟아있다.


좁은 골목에 햇살이 비취니 걸어가는 사람들에게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손에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는 무슬림 여인이 햇살을 받은 채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 지구촌 한 가족인데....
예루살렘의 평화는 곧 세계의 평화이다.


예루살렘 거리를 거닐며 이 땅의 회복과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유대인만의, 기독교인만의, 무슬림만의 땅이 아닌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성이 되는 것.

그것이 오늘 이 세계의 수많은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는
첫 걸음이 아닐까....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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