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쉬미르 - 뻬헬감에서의 추억

2015. 6. 2. 15:39인도이야기/인도여행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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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쉬미르 - 뻬헬감에서의 추억
Kashimir - a Reminiscence of Pahalgam



스리나가르에서 동남쪽으로 약 90km 거리에 있는
해발 2100미터의 산골마을 빼헬감.

영어로는 Pahalgam이라고 되어 있으나
힌디어 발음으로는 빼헬감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잠무카시미르 주의
아난뜨나그 디스트릭에 속해있다.

스리나가르에서 동남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 내려온 다음 
다시 동북쪽으로 리들러강을 따라서
한 시간 반 가까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위도상으로 스리나가르와 비슷한 곳에 있는 마을이다.

이곳은 굴마르그(Gulmarg)와 함께
인도 현지인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에 
발리우드 영화 여러 편이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몇 곳의 리조트와 호텔도 생겨서 성업중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이곳은 생소한 곳이다.
제대로된 정보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외국인들의 경우에 주로
트래킹을 위해 찾는 이들이 거쳐가는 곳일 뿐이다.

이곳에서 산길로 약 30km 거리에 있는
콜라호이 빙하(Kolahoi Gracier)가 유명하고,
약 16km 떨어진 해발 2895m의 산속에 있는
찬단와리(Chandanwari) 동굴에서부터
힌두들의 유명한 순례코스인
아마르타트 야뜨라(Amarnath Yatra)가 시작된다.

약 11km를 걸어 올라가면
쉐쉬나그 호수(Sheshnag Lake, 해발 3574m)도
훌륭한 트레킹 코스이다.

우리는 스리나가르 방문을 마치고 펀잡으로 돌아가는 길에 
서너 시간을 할애하여 이곳에 들러보기로 했다.
순수하게 잘 보존된 산과 계곡들,
때묻지 않은 산족 사람들과 유목민들.....

우리가 만난 빼헬감은 그리 볼만한 것들은 없었지만
그 자체로 쉼과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그리 기대하고 간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마을 사람집을 방문하여
그 집에서 아침 식사 한 끼와 차 한 잔을 얻어마실 요량이었다.

우리 차가 마을에 들어서자,
이곳 주변의 관광상품을 소개하려고 몇 사람이 몰려왔다.
그 중 한 사내가 자기 집에 오도록 우리 일행을 초대했다.

결혼한 두 형제가 한 가정에서 살고 있었고,
마치 우리나라 강원도의 어느 산촌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였다.
두 여인이 정성껏 만든 아침식사와 카쉬미르 티는
우리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충분했고
잠시나마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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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카쉬미르에서 펀잡으로 돌아가는 길에


형님과 동생이 결혼 후에도 사이좋게 한 집에서 지내는 모습..
참 보기 좋았다.
이들도 역시 막 아침 식사를 하려고 빵을 굽고 있던 참이었다.
부부의 금슬이 참 좋아보인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집안을 돌아보았다.
허름하지만 정겨운 시골집, 강원도의 산골 마을 같지 않은가?
겨울에 눈이 무척 많이 오기 때문에 지붕의 경사를 크게 했다고 한다.


거실 벽에 그릇과 식기들이 가득하다.
단체손님들이 자주 찾기 때문에 두 동서가 간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자신들이 먹는 식단 그대로 제공할 뿐이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남편들은 말과 나귀를 끌고 관광객들을 안내한다고 한다.
당시에는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마을 전체에 우리가 거의 유일한 손님이었다.


동생은 물담배를 즐겨 피웠다.
아마도 니코틴 중독인 듯 싶었다.


우리에게 제공된 아침식사, 화덕에 구운 빵과 카쉬미르 티가 전부다.
저 빵 두개를 먹고나니 배가 불러왔다.


말그래도 첩첩산중 두메산골이다.
주변에 몇 곳 유명한 트래킹 코스가 있어서 등산객들이 마을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서 11km, 30km 떨어져 있는
호수와 빙하를 찾는 이들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마을이다.


조랑말을 타고 마을 뒤 언덕으로 올라가서 마을 전경을 담았다.
조랑말(pony)의 경우 마을 뒤 언덕까지 올라갔다 오는데,
한 마리당 50루삐(천원)로 충분했다.


산골마을의 여유로움이 한 껏 느껴진다.


빼헬감 마을을 막 벗어나 나오다가 한 유목민 가족을 만났다.
텐트와 살림살이 전부를 조랑말에 싣고 다음 정착지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양과 염소떼는 이들이 먼저 가서 정착지를 정하고 나서 데려올 계획이라고 한다.
11월부터 시작되는 겨울을 대비하려면 지금이 적기다.


양과 염소를 돌보느라 남은 이들까지 치면 적어도 열명은 넘을 가족인데
살림살이는 정말 너무나 단촐하다.
물론 이들은 해마다 가는 곳을 정해 놓고
그곳에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오두막집을 만들어 두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버지와 아들...
이 아들도 과연 나중에 아버지처럼 유목생활을 하려고 할까.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 것과 문명의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게 될
소년의 미래가 애잔하게 느껴진다.


카쉬미르 지역이 대부분 이슬람을 믿지만 이 가족은 힌두교도들이라고 했다.


막내를 책임지는 것은 역시 가장 나이 든 누나의 몫이다.


할아버지가 행렬의 맨 뒤에서 조랑말들을 단속하며 따라오고 있다.


카쉬미르 계곡에서 잠무로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바라본 계곡 풍경...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해서 큰 사진으로 보세요~)
이 풍요로운 계곡을 차지하기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이 수십년에 걸쳐 싸워왔고,
지금도 그 싸움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빼헬감 이야기 어떻게 보셨는지요?
특별하지 않아도 잔잔한 일상의 행복이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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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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