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한민국(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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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항의 저녁 풍경
폐선들의 무덤, 시간이 멈춰버린 곳. 한 때는 수많은 고깃배들이 드나들며 갯내나는 삶의 이야기로 가득했던 항구. 하지만 이젠 그 어디에도 쓸 곳 없어 버려진 배들만 가득할 뿐.... 무심한 갈매기만 날고 귀 쫑긋 기울여봐도 그 시절 이야기 들을 길 없다. 그저 세월을 담아내고픈 사진쟁이들의 오브제로 남아 사각 프레임 속에서 또 어떤 하루를 마감하노라. 허나 어느 날, 문득 하늘에서 소리 있으리니 그 옛날 에스겔에게 들렸던 그 음성, 이곳에 메아리치리라. "너희 마른 뼈(배)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들어라. 나 주 하나님이 이 뼈(배)들에게 말한다. 내가 너희 속에 생기를 불어넣어, 너희가 다시 살아나게 하겠다." (겔 37:4,5) 바로 그 날, 이 무덤에 불 켜지고 빛이 비취리니 이제껏 누구도 알지..
2021.02.17 -
내장산 겨울 소경
내 어릴 적 고향은 내장산과 백양사 사이 딱 중간에 자리한 복흥면 화양리 봉서부락. 그곳에서 약 1.5km를 걸어 동산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봄 소풍은 주로 백양사, 가을 소풍은 주로 내장산이었다. 한 두 번은 봉덕리 뒷산에 있는 구암사로도 소풍을 갔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전교생이 들을 지나고 산을 넘어 두 시간을 걸어 내장사 입구에 도착하면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 간식으로 싸간 계란 두 개와 감자 몇 개로 허기를 달랬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까먹고는 소풍이라고 특별히 주신 용돈을 털어 아이스께끼 아저씨에게 달려갔다. 아저씨가 께끼통에서 꺼내주는 말그래도 얼음과자일 뿐인 노랗고 빨간 께끼가 왜 그렇게 맛있던지... 인도에 가서 보니 지금도 그런 께끼를 팔고 있어서 그 때의 맛을 떠올리며 사먹..
2021.02.17 -
백양사의 겨울
내 고향 장성, 엄밀히 말하면 이 백양사 넘어 내장산으로 넘어가는 순창 복흥면 화양리지만 청소년기 이후로는 장성에서 살았기에 두 곳 모두 내 고향이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백양사의 설경을 꼭 담고 싶었다. 엊그제 날씨를 확인하고 대설주의보가 내린 오늘, 눈보라를 뚫고 백양사로 향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백양사 경내지만 눈으로 덮인 절경은 혼자보기 아까울만큼 눈부시게 아름답다. 아무리 사진을 잘 담는다 한들 어찌 직접 보는 감동을 따를손가, 내가 꿈꾸는 천국에도 이런 설경만큼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 2021. 2. 17 내고향 장성 백양사의 설경을 담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021.02.17 -
다시 봄.. 다시 희망..!!
너를 보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봄이다! 그래, 다시 희망이다! 2021. 2. 15 변산에서 ☆ ★ ☆ ★ ☆ 코로나 19로 고국에 머문지도 10개월 째. 책 읽고, 번역하고, 글쓰고... 고립된 생활을 하다보니 계절을 잊은 듯 합니다. 장성 성산에 숙소를 정하고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니 날씨의 변화, 계절의 변화가 비로소 눈에 들어옵니다. 봄이 오는 소리, 봄의 손짓을 외면할 수 없어 한 시간 거리의 변산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야생화 접사를 시도했습니다. 복수초, 노루귀와 함께 가장 먼저 봄을 알려주는 바람꽃... 바람꽃 종류 중의 원조로 꼽히는 변산 바람꽃으로 봄 소식을 전합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2021.02.16 -
광교 원천호수의 일몰 및 야경
해는 넘어가고, 도시의 밤은 깊어간다 호수는 밤마다 높이 솟은 아파트 숲 그 불빛 하나하나에 담긴 사연들을 들어주고 품어주며 또 다른 아침을 준비한다 물 위에 비춰진 희로애락 오욕칠정 이는 바람결에 흩어지고 눈에 보이는 세상 너머 변함없는 진리만이 고요 속에 떠오른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고린도후서 4:8) 2020년 10월 깊어가는 가을밤 광교원천호수에서 * * * * * 수원에 와서 주변 산책을 나갔다가 광교 원천호수의 노을과 야경을 담아보았습니다. ND필터가 있었더라면 장노출로도 한 번 담아보고 싶었지만, 그 아쉬움도 잠시, 아름다운 호수의 노을과 야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습니다. * * * * * *..
202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