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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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최남단 깐야꾸마리의 아침
깐야꾸마리의 아침 A morning of Kanyakumari, the Southernmost of India 광대한 인도대륙의 최남단, 인도양과 뱅골만, 아라비아해가 만나는 인도 최고의 성지 중의 하나 깐야꾸마리... 오늘은 그곳의 아침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쉽게도 연무와 구름때문에 둥실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했지만 삼면이 탁트인 바다와 아침에 펼쳐지는 해변의 이런 저런 풍경들이 먼길을 찾아온 여행자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희망을 품게 했다. 이른 새벽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해변으로 밀려들고 있다. 동녘하늘이 붉게 물들어오는데 야속하게도 짙은 구름과 연무가 수평선 위를 뒤덮고 있다. 현대 힌두교 부흥 및 개혁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스와미 비베카난다의 거대한 동상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
2016.01.03 -
마하발리뿌람 - 해변에서 만난 팔라바 시대 석공예술
|| 마하발리뿌람 - 해변에서 만나는 팔라바 시대 석공예술 Mahabalipuram - Stone Art on the Beach originated from the Palava Times 마하발리뿌람(Mahabalipuram)은 흔히 '마말라푸람'(Mamallapuram)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원군은 남인도 타밀나두 주의 주도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약 60킬로미터 떨어진 벵갈만 코로만델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다. AD 7세기 경 팔라바왕조의 왕이었던 나라싱하바르만 1세가 창건한 이 사원군은 해안선을 따라 화강암 지대에 바위를 깎아서 만들었으며, 남인도 사원건축양식인 드라비다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해안에 있는 수천 개의 조각상을 통해 힌두교 시바 신의 영광을 묘사하고 있다. '라타(Rathas)'라는 이름의..
2015.09.11 -
코다이카날의 아름다운 산정호수
|| 코다이카날의 아름다운 산정호수 A Beautiful Mountain Lake in Kodaikanal 웃띠와 함께 남인도의 대표적인 고산 휴양도시로 꼽히는 코다이카날. 인도 서해안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웨스턴 가트 산줄기의 가장 남쪽 부분에 위치한 이 고산도시는 해발 2,200m의 구릉지대에 조성되었다. 1845년 미국선교사들과 영국의 공무원들이 뜨거운 여름 더위를 피해 휴양과 함께 공무를 볼 목적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이 도시는 후에 인공호수가 만들어지고, 각종 위락시설들이 들어오면서 남인도의 대표 휴양지가 되었다. 인구 4만도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도시가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하게 된 이유는 이곳에 있는 코다이카날 국제학교가 한국에 알려지면서 많은 유학생들이 공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북인도 ..
2015.05.22 -
뱅갈로르 - 어느 슬럼마을의 한가한 오후
뱅갈로르에서 내가 살았던 꼬따누르 마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가난한 불가촉민들이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남편은 일용직과 릭샤왈라, 정원사, 청소부 등 닥치는 대로 일거리를 찾아 나서고, 아내와 사춘기를 지난 소녀들은 주로 주변 중상류층 가정에 아야(여자 하인)로 일한다. 우리가 살던 아파트 앞쪽 공터 한 쪽에도 그런 천막들이 줄지어 있었다. 지나다니면서 눈인사와 손짓으로 아이들과 사귀기를 몇 차례, 어느 날 오후, 카메라를 들고 천막들 사이로 들어갔다. 한 눈에 봐도 낯선 이방인. 그래도 그 마을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몇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살고 있던 터라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이나 두려움이 크지 않아 다행이었다. 여인들과 아이들은 이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2015.04.24 -
께랄라 코친 - 중국식 어망이 있는 풍경들
유럽 및 아라비아 세계와 동남아, 중국 등 아시아를 잇는 무역항이자, 아라비아 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어류를 맛볼 수 있는 코친항. 인도에서 코친 항구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바로 이 중국식 어망이다. 바다에 나가 큰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루 종일 저 그물을 담가 두었다가 저녁 때에 들어올려 그 속에 있는 물고기를 건져내는 어떻게 보면 아주 소박하고 원시적인 방식의 어업수단이다. 저녁 때가 되어서 몇 개의 그물을 들어올리는 장면들을 담았는데 그 그물들 가운데 고기가 열마리 이상 잡힌 그물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과거에는 어땠을 지 몰라도 지금은 이 방식의 고기잡이가 그리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 중국식 어망은 코친의 상징과 같은 것이어서 여행 가이드북에도 등장하고, 노을..
2015.04.21 -
우물가의 여인들 - 첸나이의 마리나 해변에서
첸나이 바닷가에 올망졸망 모인 빈민촌. 아침 일찍 일어난 여인들은 식구들이 하루내내 쓸 물을 길어오느라 우리네 약수터에서 물통 줄세우기 하듯 형형색색의 물통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밝은 웃음으로 아침인사를 나누는 그들에게서 삶의 시름과 아픔은 잠시 뒤로 물러간다. 작두로 퍼올리는 샘물가에는 언제나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의 살림살이며, 살아가는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속이고 싸우기도 하고..... 물 항아리를 어깨춤에 끼고 돌아서는 여인의 소박한 미소가 지금도 내 가슴 속 잔잔한 파문으로 다가온다. 여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선생님에게는 두레박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선생님은 어디에서 생수를 구하신다는 말입니까? (요한복음 4:11)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201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