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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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교회사 인물열전6> 디암페르의 정복자 - 알렉시스 드 메네제스
인도교회 역사, 특히 2천년의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말라바르 시리아교회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바로 1599년에 디암페르(Diamper, 현재 지명 Udayamperur)에서 열린 총회(synod)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총회를 통해 대다수의 말라바르 시리아교회와 도마 기독교인들이 로마 가톨릭의 고아 대주교의 관할 아래 들어가게 되었고, 자신들의 동방 시리아교회 예전과 교리를 포기하고 라틴예전과 교리를 받아들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결정적인 장면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포르투갈 출신 신부이자 고아의 대주교였던 알렉시스 드 메네제스(Alexis de Menezes, 1559-1617)였습니다. 필자가 번역한 《인도교회사》(CLC, 2019)에서는 그의 이름을 프랑스어식 발음으로 '메..
2020.11.16 -
께랄라 수로여행, 그 특별한 경험
인도에서는 각 지역마다 한 나라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무척 색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다. 북인도 라자스탄에서의 사막체험, 카쉬미르의 아름다운 설경, 라다크의 장엄한 태고의 풍경들, 중부인도의 대평원와 사바나 초원, 사자와 호랑이가 출몰하는 밀림지역 등등.... 그러면 남인도에서는 어떤 특별한 체엄을 할 수 있을까? 남인도에도 가볼만한 곳들,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경험을 찾는다면 바로 께랄라에서만 가능한 수로여행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인도에서도 가장 강수량이 많은 께랄라주는 어디에나 물이 풍부하고 수많은 강과 시내들이 일종의 수로로 서로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배는 버스를 능가하는 승객과 물류의 운송수단이 되고 있다. 수로여행을 하는 방법은 크게 하우스보트를..
2015.05.04 -
코친 - 까타깔리, 인도의 전통무언극 공연
코친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면 바로 까타깔리(KathaKali) 공연이다. 인도의 남서부지역,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코친을 중심으로 한 도시들에서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이 무언극은 바라트나띠얌, 까닥, 마니뿌리, 오디시 등과 함께 인도의 5대 전통 무용극 중 하나로 꼽힌다. 까타깔리는 이야기인 까타(Katha)와 음악(Kali)이 합쳐진 말로서, 음악과 함게 무언극으로 표현되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 공연이 그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말이 없이 표정과 동작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방식과 더불어 인도의 전통적인 서사 이야기를 강렬하고 인상적인 분장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6세기 이후로 중국에서 들어온 경극의 요소가 가미되면서 극적인 재미가 훨씬 ..
2015.04.22 -
께랄라 코친 - 중국식 어망이 있는 풍경들
유럽 및 아라비아 세계와 동남아, 중국 등 아시아를 잇는 무역항이자, 아라비아 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어류를 맛볼 수 있는 코친항. 인도에서 코친 항구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바로 이 중국식 어망이다. 바다에 나가 큰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루 종일 저 그물을 담가 두었다가 저녁 때에 들어올려 그 속에 있는 물고기를 건져내는 어떻게 보면 아주 소박하고 원시적인 방식의 어업수단이다. 저녁 때가 되어서 몇 개의 그물을 들어올리는 장면들을 담았는데 그 그물들 가운데 고기가 열마리 이상 잡힌 그물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과거에는 어땠을 지 몰라도 지금은 이 방식의 고기잡이가 그리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 중국식 어망은 코친의 상징과 같은 것이어서 여행 가이드북에도 등장하고, 노을..
2015.04.21 -
께랄라 - 코친의 유대인 마을을 찾아서...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 BC 1세기 이전부터 유대인들이 살았다? 상당히 생소하고 미심쩍은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역사적인 기록으로 볼 때 분명한 사실이다. 인도에는 BC 1세기 이전부터 이미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코친 근처에 이주해와 정착촌을 이루고 살았으며, 그 후손들은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고 독립하기까지 대대로 인도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전승에 의하면 사도 도마는 처음에 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이곳 인도에 왔다고 한다. 유대인들이 인도에 처음 드나든 것은 멀리 솔로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번영기였던 이 시대에 유대인들은 메소포타미아와 파르티아를 거쳐 인도땅에 와서 공작을 비롯한 진귀한 동물과 각종 향신료들을 수입하여 솔로몬 ..
201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