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이야기/인도여행다큐(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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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가야 - 리라의 현이 울릴 때
|| 보드가야 - 리라의 현이 울릴 때 Bodhgaya - The time when the lyre strings resound 이른 새벽, 가야 역에서 내려 빠란타 한 장과 짜이로 아침을 해결하고 보드가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가야에서 약 11km 떨어진 이곳은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 부처님, 즉 고타마 싯달타가 오랜 수행 끝에 깨달음에 이른 곳으로서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 최초로 설법을 베푼 사르나트의 녹야원, 마지막 열반에 든 구시나가르와 함께 불교의 4대 성지 중의 하나이다. 비교적 잘 닦인 도로를 타고 버스는 아직 연무가 채 걷히지 않은 들녘 한 복판을 내달려 어느덧 부다가야로도 불리는 보드가야에 도착했다. 2,5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을 당시 이곳에는 무려 2만에..
2015.06.23 -
카쉬미르 - 뻬헬감에서의 추억
|| 카쉬미르 - 뻬헬감에서의 추억 Kashimir - a Reminiscence of Pahalgam 스리나가르에서 동남쪽으로 약 90km 거리에 있는 해발 2100미터의 산골마을 빼헬감. 영어로는 Pahalgam이라고 되어 있으나 힌디어 발음으로는 빼헬감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잠무카시미르 주의 아난뜨나그 디스트릭에 속해있다. 스리나가르에서 동남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 내려온 다음 다시 동북쪽으로 리들러강을 따라서 한 시간 반 가까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위도상으로 스리나가르와 비슷한 곳에 있는 마을이다. 이곳은 굴마르그(Gulmarg)와 함께 인도 현지인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에 발리우드 영화 여러 편이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몇 곳의 리조트와 호텔도 생겨서 성업..
2015.06.02 -
스리나가르 - 호수위에 펼쳐지는 작은 세상, 새벽시장
|| 스리나가르 - 호수위에 펼쳐지는 작은 세상, 새벽시장 Srinagar - a Little World on the Lake, the Dawn Vegitable Market 스리나가르의 하루는 항상 호수 위에서 시작된다. 이른 새벽, 먼 동이 희뿌옇게 밝아오면 어디서 오는지 모르지만 여기저기서 하나 둘 씩 시카라들이 모여든다. 저마다 자기 손으로 재배한 채소와 꽃 등을 시카라에 싣고서.... 야채시장은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안부도 묻고 소식도 전하고 중요한 세상사에 대해서는 토론도 하고... 때로는 시카라나 부동산 같은 더 중요한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역시 자신이 재배한 야채를 팔거나 교환하는 일이다. 그래서 매매가 이루어지는 현장은 항상 진지할 수 밖에..
2015.05.28 -
구자라트 - 아메다바드의 계단식 우물, 아달라즈(Adalaj)
|| 구자라트 - 아메다바드의 계단식 우물, 아달라즈 Gujarat - Adalaj Stepwell in Amedhabad 아달라즈 계단식우물(Adalaj Stepwell)은 인도 구자라트 주의 주도인 간디나가르의 아메다바드 시내와 인접해 있는 아달라지 마을에 위치한 독특한 힌두식 물저장고이자 우물이다. 이 계단식 우물은 1499년에 무슬림 왕인 모하메드 베그다가 바겔라의 추장인 비에르싱의 아내 룹바 왕비를 위해 만든 것이다. 구자라트에서 와부(Vav)라고 불리는 이 계단식 우물은 5층 깊이로서 복잡하고 정교한 문양의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러한 계단식 우물들은 한 때 구자라트의 건조한 지역들에 그곳 주민들이 마시고 씻고 목욕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물을 공급하기에 완벽한 시설들이었다. 이런 우물들은 ..
2015.05.26 -
인도 안의 포르투갈, 낭만적인 섬 디우(Diu)
|| 인도 안의 포르투갈, 낭만적인 섬 디우(Diu) Diu - A Romantic Island, Portugal in India 디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섬이다. 심지어 인도사람도 디우를 잘 모른다. 하지만 디우는 인도에서 매우 특별한 분위기를 지닌 인도 속의 또 다른 인도이자, 한 번 가본 사람들은 그 매력에 깊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섬이다. 디우는 큰 섬도 아니고 무슨 유명한 유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여행을 하다가 지치고 쉬고 싶을 때 찾는 디우는 가장 편안하고 안락하며 몸과 마음의 재충전을 가져다 주는 안식처와 같은 섬이다. 디우가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교통 때문일게다. 물론 섬으로 직접 들어가는 항공편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
2015.05.17 -
펀잡 농부들의 기상천외한 올림픽 - 낄라 라이뿌르
|| 펀잡 농부들의 기상천외한 올림픽 - 낄라 라이뿌르 An Extraordinary Olympic of the Punjab Peasants - Kila Raipur 인도 서북부 펀잡주의 한 작은 마을 낄라 라이뿌르(Kila Raipur)에서는 매년 2월 시골올림픽이 열린다. 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올림픽은 농부들이 참가하는 기상천외한 대회로 이를 보기 위해 펀잡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 흩어진 펀잡인들과 외국인들이 몰려든다. 오래전부터 펀잡 지역에는 "이 시골올림픽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면 그것은 인생을 결코 산 것이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낄라 라이뿌르의 올림픽은 농부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1년 동안 땀 흘리며 갈고 닦은 재주와 힘을 보여주는 시골올림픽이다. 흙먼지 휘날리며 달리는 소경주를 ..
2015.05.14 -
께랄라 수로여행, 그 특별한 경험
인도에서는 각 지역마다 한 나라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무척 색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다. 북인도 라자스탄에서의 사막체험, 카쉬미르의 아름다운 설경, 라다크의 장엄한 태고의 풍경들, 중부인도의 대평원와 사바나 초원, 사자와 호랑이가 출몰하는 밀림지역 등등.... 그러면 남인도에서는 어떤 특별한 체엄을 할 수 있을까? 남인도에도 가볼만한 곳들,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경험을 찾는다면 바로 께랄라에서만 가능한 수로여행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인도에서도 가장 강수량이 많은 께랄라주는 어디에나 물이 풍부하고 수많은 강과 시내들이 일종의 수로로 서로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배는 버스를 능가하는 승객과 물류의 운송수단이 되고 있다. 수로여행을 하는 방법은 크게 하우스보트를..
2015.05.04 -
뱅갈로르 - 어느 슬럼마을의 한가한 오후
뱅갈로르에서 내가 살았던 꼬따누르 마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가난한 불가촉민들이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남편은 일용직과 릭샤왈라, 정원사, 청소부 등 닥치는 대로 일거리를 찾아 나서고, 아내와 사춘기를 지난 소녀들은 주로 주변 중상류층 가정에 아야(여자 하인)로 일한다. 우리가 살던 아파트 앞쪽 공터 한 쪽에도 그런 천막들이 줄지어 있었다. 지나다니면서 눈인사와 손짓으로 아이들과 사귀기를 몇 차례, 어느 날 오후, 카메라를 들고 천막들 사이로 들어갔다. 한 눈에 봐도 낯선 이방인. 그래도 그 마을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몇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살고 있던 터라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이나 두려움이 크지 않아 다행이었다. 여인들과 아이들은 이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2015.04.24 -
께랄라 - 코친의 유대인 마을을 찾아서...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 BC 1세기 이전부터 유대인들이 살았다? 상당히 생소하고 미심쩍은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역사적인 기록으로 볼 때 분명한 사실이다. 인도에는 BC 1세기 이전부터 이미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코친 근처에 이주해와 정착촌을 이루고 살았으며, 그 후손들은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고 독립하기까지 대대로 인도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전승에 의하면 사도 도마는 처음에 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이곳 인도에 왔다고 한다. 유대인들이 인도에 처음 드나든 것은 멀리 솔로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번영기였던 이 시대에 유대인들은 메소포타미아와 파르티아를 거쳐 인도땅에 와서 공작을 비롯한 진귀한 동물과 각종 향신료들을 수입하여 솔로몬 ..
2015.04.19 -
꼿등갈루루 - 사도 도마가 인도에 첫발을 내딛다.
|| 꼿등갈루르 - 사도 도마가 인도에 첫발을 내딛다. Kodungaluru - The Apostle Thomas took his First Step in India. 우리는 인도를 흔히 힌두교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13억 인구의 8할 가까운 인구가 힌두교도들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인도는 1억 6천만 명의 무슬림들이 살고 있고, 3천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도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2천8백만으로 추정되는 시크교도와 소수의 자이나교도, 조로아스터교, 바하이교도들도 인도에서 활발하게 포교활동을 하며 공존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도는 독립 당시부터 세속주의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최소 2천년 이전에 인도에 유대교도들이 들어왔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대인들의 정착촌이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남인도 ..
201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