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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재의 황홀한 아침 3
밀재의 아침은 날마다 새롭다 일년 삼백 육십 오일, 변함없이 해는 떠오르건만 어제와 같은 아침은 한 번도 없다 어느 날은 선홍빛으로 또 다른 날은 주황빛으로 그리고 오늘은 잘 익은 홍시 빛깔로 물드는 무등의 멧줄기들 때로는 부드럽고 가냘프게 때로는 강렬하고 날카롭게 레이저빔처럼 쏘아올리는 새 아침의 서광 함평 벌 너른 들판 수 만 가지 사연을 품고 잠든 크고 작은 수억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는 아침, 스멀스멀 피어오른 안개는 작은 언덕 옆으로 흐르고 키 큰 나무들을 휘돌아 거대한 바다를 이루니 이곳이 바로 우주의 시작, 생명의 보금자리 영원으로의 회귀 창조주의 포근한 품속 아니런가. 2022. 10. 20. 밀재의 아침을 세 번째로 담다. 주께서 내 심령이 평강에서 멀리 떠나게 하시니 내가 복을 내어버렸..
2022.10.21 -
밀재의 황홀한 아침 2
이른 새벽 다시 밀재에 올랐습니다. 오래전부터 일출풍경과 산그리메를 함께 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인도에서는 히말라야 깊은 곳에나 가야 그런 풍경을 담을 수가 있습니다. 히말라야에 몇 차례 갈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일출과 산그리메를 함께 담을 기회를 잡지 못했지요~ 마침 한국에 머무는 동안 우연히 접한 밀재의 새벽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무등산 자락으로 떠오르는 태양과 드넓은 함평 들녁에 펼쳐진 운해... 그리고 좌우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 그리메.... 이번 밀재 일출에는 고향교회 선배 장로님이 동행해 주셨습니다. 과거 대학시절 제게 사진을 가르쳐준 고마운 분이시죠.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가파른 산을 오르려니 마지막에는 숨이 차올라 무척 힘들었습니다. 평소 운동으로 단련되신 형님은 선뜻 ..
2022.10.13 -
밀재의 황홀한 아침
오래전부터 밀재의 일출을 담고 싶었다. 월요일 이른 아침, 함평 해보면의 일기예보를 보니 맑은 날씨에 습도가 90%, 일교차도 커서 운해가 형성되기에 썩 괜찮은 날씨였다. 30여분을 달려 밀재휴게소에 당도하니 아쉽게도 무등산 방향으로 짙은 구름이 깔려있었다. 무등산 자락으로 떠오르는 해를 담고 싶었는데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완벽한 조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붉은 동편하늘과 맑은 하늘, 적당한 운해는 촬영의 기대감을 품게 했다. 부지런한 진사님들은 벌써 좋은 자리에 삼각대를 펴고 만반의 준비를 하며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넓고 풍요로운 함평들녁위로 쏟아지는 신선한 빛줄기를 기대하며 여명부터 사진을 담기 시작했다. 한 컷 한 컷 셔터를 누르는 동안 밀재의 일출이 주는 ..
2022.09.28 -
붉게 타오르는 그리움, 불갑산 상사화축제
상사화((相思花) 이 해 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월요일 이른 새벽, 밀재에서 일출을 보고 불갑사 입구에 펼쳐진 상사화 꽃밭을 보리라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밀재에서 일출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불갑사 입구 계곡을 가득 채운 상사화들은 아름다움을 넘어..
2022.09.20 -
비내리는 오후 풍경 - 영광불갑테마공원
추석연휴 마지막날 월요일 오후, 아침부터 구름이 낮게 깔리고 간간히 보슬비가 대지를 적신다. 오전에 온라인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과제물을 평가하고 점심먹고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화를 보다 꾸벅꾸벅... 추석연휴 마지막 날을 이렇게 보낼순 없다 싶어 어디든 잠시 바람을 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나서며 어디로갈까... 잠시 고민끝에 지난 번 명옥헌 원림에 군데군데 피기 시작하던 꽃무릇이 떠올랐다. 그래 불갑산으로 가보자..!! 50분 남짓 달리니 어느덧 불갑사 입구... 이번 주말부터 상사화 축제가 시작되나보다. 불갑산 상사화축제장으로 착각하고 내가 차를 주차한 곳은 영광불갑테마공원이란 곳이었다. 그래, 오늘은 테마공원으로 만족하고 다음 주 월요일 상사화축제 기간에 다시오자! 약 한 시..
2022.09.13 -
하늘 푸른 날 오후, 담양 명옥헌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날 오후, 푸르디 푸른 가을 하늘의 유혹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오후 4시, 조금 일찍 일을 마치고 베롱나무 꽃이 아름다운 명옥헌으로 달려갔다. 마침 차에 카메라가 실려 있어 바로 출발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베롱나무꽃은 백일홍이라고 해서 1년에 세 번 피는 꽃으로 유명하다. 약 3개월 동안 꽃을 볼 수 있으니 구부러진 곡선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베롱나무가 정원수로 사랑받는 이유다. 어느 분이 8월 말에 담은 사진을 보고 만발해 있는 베롱나무 꽃에 마음을 빼앗겨 지금도 괜찮겠다 싶어 달려갔으나 벌써 베롱나무 꽃은 대부분 지고 없었다. 대신 나뭇 가지 사이로 고운 햇살을 받고 있던 연못에 핀 연꽃을 담고, 작은 연못에 담긴 푸른 하늘을 담았다. 명옥헌을 품고 있는 후산마을 입구의 자..
2022.09.07 -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
한라산 정상 아래 허옇게 마주 선 고사목 한 쌍. 사시사철 풍상에도 푸르고 푸른 잎새 자랑하며 묵묵히 지내온 세월들... 무성하던 이파리들 어느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철갑처럼 든든하던 껍질 무서리 북풍한설에 한 겹 두 겹 다 벗겨져 하얀 속살 드러나도 그 속에 품은 뜻 그 속에 담긴 소망 그 당당함, 그 순전함, 그 절실함 생사를 뛰어넘어 전해지는 사랑. 무심히 흐르는 구름 아스라히 보이다 사라지는 마을들 묵묵히 내려다보며 무궁세월 그렇게 서리라. 그렇게 사랑하리라. 2022. 8. 25. 한라산에서
2022.09.02 -
등린이, 한라산 정상에 오르다!
1947m,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서른 즈음에 오른 후에 무려 28년 만에 다시 오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등산을 잘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꼭 한 번 다시 오르고 싶었던 한라산. 한라산에 오르기 위해서 4일 전에 영암 월출산에 올라 다리와 허리근육을 단련했건만 거의 10시간 가까운 산행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한라산에 오르려면 미리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등산예약을 해야 합니다. 1일 제한인원은 성판악 코스 1천명, 관음사 코스 5백명입니다. 또한 등산을 위해서는 발목을 보호할 수 있도록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를 꼭 착용하셔야 하구요. 한라산 등산코스에서는 식수를 구할 수 없으므로 충분한 양(여름 2리터, 겨울 1.5리터)의 물을 챙겨야 합니다. 그리고 음식을 파는 매점이 없으므로 새벽에..
2022.08.30 -
세상을 밝히는 빛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2022. 8. 21 장성 황룡강 연꽃정원에서
2022.08.24 -
월출산에서 바라본 목포 앞바다의 노을
힘들게 오른 월출산, 처음부터 노을을 담기 위해 오후 4시에야 등산을 시작했다. 해질녁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한 연무와 해무 때문에 오메가 같은 드라마틱한 일몰장면은 아니었지만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이번 산행 도중의 고생은 충분히 보상받을만 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이리 아름다운데, 왜 사람들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어갈까... 사랑하고 살기에도 짧은 세상, 미움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보듬어주고 많이 가진 사람은 가지지 못한 이들과 함께 나누는 세상... 노을 사진 한 장을 담으며 그런 꿈을 품어본다. 2022. 8. 22. 영암 월출산 정상에서
202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