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풍경(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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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립보의 고대 유적, 빌립보 감옥, 루디아 기념교회
빌립보(Philippi)는 마케도니아 동부 트라키아 지역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본래 명칭은 크레니데스(Crenides)였으나 주전 356년에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이자 마케도니아의 왕이었던 필리포스 2세(Philip II of Macedon)가 필리피(Philippi)로 개명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위대한 정복자이자 거대한 그리스(헬라)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가 죽고 난 후 로마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오히려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역동적인 헬레니즘 도시였던 이곳은 로마의 지배 아래 '작은 로마'로 불릴 만큼 크게 발전했고, 주후 50년 경 사도 바울이 이 도시에 유럽 최초의 교회를 세우면서 기독교 신앙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헬레니즘 문화와 로마 문화의 영향을 받은 도시의 전..
2022.11.14 -
네압볼리 항구와 사도바울 도착 기념교회
우리는 오전에 드로아를 출발 북쪽으로 이동하여 차나칼레(Çanakkale) 항구에서 배를 타고, 불과 30분 정도 다르다넬스 해협을 건너 킬트바히르 항구에 도착, 육로로 계속 이동, 그리스 국경을 넘었습니다. 이날 일정은 네압볼리에 도착하여 그리스에서의 첫날 밤을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버스와 배를 탔기 때문에 피곤한 몸으로 잠을 청하고 새 아침을 맞아 드디어 사도 바울이 유럽을 향한 첫 발자국을 내딛었다는 네압볼리의 사도바울 도착 기념교회로 향했습니다. 네압볼리는 드로아, 즉 트로이 항구에서 가장 가까운 마케도니아 지역의 항구로서 네압볼리(Neapolis)라는 이름의 의미는 새로운 도시라는 뜻입니다. 현재 네압볼리의 이름은 카발라(Kavala)랍니다. 이곳은 사도바울의 유럽선교가 시작된 곳으로..
2022.11.11 -
바위절벽 위에서 빚어지는 영성 - 메테오라의 수도원들
오래 숙성시켜야 더 향기롭고 맛있는 포도주처럼 때로는 우리의 추억도, 그리고 그 추억을 담은 사진도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친 후에 들춰볼 때 더 아름답고 더 진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 2013년도에 가까이 지내던 친구 목사님들의 배려와 섬김으로 터키와 그리스, 로마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저희는 인도에서 출발하여 이스탄불에서 순례팀에 합류하였습니다. 사도행전의 루트를 따라 가는 여정이었는데, 이 때 담은 사진으로 인도에서 현지 목회자들에게 사도행전을 강의하기 위한 PPT 자료를 만들어 활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8년이 지나서야 그때 담은 사진들을 정리해 봅니다. 요즘 많이 바빠져서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짬을 내서 블로그에 포스팅해 보려고 합니다. 일단 오늘은 아토스 산..
2021.04.27 -
방글라데시 마이멘싱의 떼제공동체 방문기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도다" (Ubi caritas et amor, Deus ibi est!) 광나루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처음 만난 떼제공동체의 기도회는 전통적인 교회의 예배에만 익숙해 있던 제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단순한 선율에 반복되는 가사는 마음 속에 깊은 영적인 울림을 주었고, 하나님과 세상, 형제자매와 이웃 사이의 관계를 하나로 이끌어가는 기도문들... 특히 개신교와 가톨릭을 아우르는 에큐메니칼 정신은 저 뿐 아니라 오랜 세월 너무나 고통스러운 분열의 아픔에 신음해온 우리 한국교회에 큰 도전을 주었습니다. 떼제 공동체(The Taizé Community)는 개신교의 교회일치운동을 지지하며 형성된 프랑스의 수도회입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남부의 손 에 로와르..
2021.04.08 -
작은 시골마을 미르자뿌르에서의 추억
방글라데시 북부 인도의 메갈라야 주와의 경계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마을 미르자뿌르. 우리가 이 곳을 방문하게 된 것은 그 마을에 있는 작은 교회 하나를 탐방하기 위해서였다. 떼제공동체 수사님께 인근마을의 교회 한 곳을 가보고 싶다고 하자 수사님은 한 목사님을 소개해 주셨다. 아주 기초적인 영어소통이 되는 분이었는데, 벌써 5년의 세월이 흐르니 그분의 이름마저 가물가물하다. 그분은 오토바이를 타고 앞서고 우리는 아토릭샤를 타고 그분의 뒤를 따랐다. 마이멘싱에서 출발하여 서쪽으로 달려가다 묵트가츠에서 북서쪽 길로 접어들어 한 시간 반을 달려가니 온통 논으로 둘러쌓인 자그마한 농촌 마을이 나타났다.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에 둘러쌓여 믿음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동네였다. 5km 반경에만 모스크가 20..
2021.04.04 -
아르메니아의 눈물겨운 역사 - 제노사이드(대학살) 추모관
아르메니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아르메니아의 눈물겨운 역사를 담고 있는 제노사이드 기념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나치에 의한 유태인의 대학살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잘 알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아르메니아인들이 그런 대학살의 아픔과 시련을 겪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이 제노사이드 추모관에 가신다면 유태인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아픔을 겪어야 했던 아르메니아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Massacres)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 제국이 제국 내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이자 변두리 지역에 거주하던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 약 150만 명을 살해하고 강제추방을 통해 사망하게 한 사건입니다. 이 대학살은 두 번에 걸쳐 벌어졌습니다..
2021.03.30 -
가르니 신전과 지상최대의 주상절리대
아르메니아 수도원 순례의 번외로 소개할 몇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가르니 신전과 주상절리대, 그리고 예레반의 제노사이드 기념, 중앙도서관 및 시청 앞 분수쇼 등인데요, 그외에도 음식문화에 관심있는 분들은 그 외에도 유명한 음식과 식당 등을 소개하거나 음악에 관심있는 분들은 수준높은 아르메니아의 음악과 춤 등을 소개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 관심분야는 주로 수도원과 기독교문화였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게하르트 수도원으로 가는 여정에 함께 방문할 수 있는 가르니 신전과 주상절리대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주로 사진을 위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르니 신전 (Temple of Garni) 가르니 신전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 남동쪽 32km 거리..
2021.03.29 -
1800년의 유구한 역사 - 에치미아진의 교회와 유물들
에치미아진(Echmiadzin)은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서 서쪽으로 약 20km 거리에 있는 인구 5만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의 역사와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뿌리이자 중심으로서 수많은 유적과 유물들을 간직하고 있는 보물과 같은 도시입니다. 특히 기독교가 아르메니아의 국교가 된 4세기 초에 이곳에 아르메니아교회의 주교좌가 설치되었는데요, 이후 수도가 예레반으로 옮겨간 후 사산 왕조 시대인 5세기 중엽에 주교좌 역시 예레반으로 이전했지만, 1441년에 다시 총대주교 카라코스에 의해 총대주교 관구가 에치미아진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4세기 초(AD 301-330)에 성 그레고리에 의해 건축된 에치미아진 대성당은..
2021.03.28 -
그림같은 호수와 수도원 - 세반 호수, 세바나방크
딜리잔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그토록 보고 싶었던 세반호수(Sevan Lake)와 세바나방크(Sevanavank)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딜리잔에서 세반까지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인데 오는 길의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세반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지요~ 세반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중 하나로서 아르메니아 고원의 젖줄 역할을 할 뿐아니라, 그 면적이 서울의 두 배나 되어서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려면 거의 하루 종일 달리다시피 해야 한다고 하니 가히 육지 속의 바다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호수에서 잡히는 세반 송어는 이름은 송어지만 사실은 연어과에 속하며, 생선의 왕자라고 불리울만큼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고 하네요. 세..
2021.03.26 -
딜리잔의 매력에 빠지다 - 하가르친 수도원, 고샤방크 및 호수
오늘은 지금까지의 엄숙하고 진중했던 수도원 순례와는 달리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을 즐기며 여유와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수도원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조지아 국경 가까운 데베 협곡의 알라베르디에 있는 사나힌 수도원과 아흐파트 수도원을 보고나서 우리는 약 두 시간 정도 아름다운 산길을 달려 딜리잔(Dilijan)으로 이동해왔습니다. 푸르른 숲속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산골마을들이 있고, 양떼와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이 운전의 피로를 가시게 했지요~ 딜리잔에 도착한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하루 12불짜리 호스텔에 여장을 풀고, 동네 아래로 내려가 길가에서 야채와 빵 등 간단한 음식을 구입하여 호스텔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저녁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딜리잔에서 가까운 하..
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