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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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코브라의 비밀....
인도의 무시무시한 독사 코브라! 세계에서 독이 가장 강한 뱀들 중 세 번째라던가? 코브라가 날개를 세우고 달려들면 아마도 나는 혼비백산한 채 도망가야 할 것 같다. 그 코브라가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다니....^^ 코브라가 주인을 알아보고 주인에게 복종하는 착한 파충류라서일까? 아니면 코브라가 음악을 사랑해서, 또는 피리소리를 좋아해서일까? 어떤 분이 인도의 코브라는 다른 음악이 아닌 인도의 멜로디를 피리로 연주할 때만 춤을 춘다는 그럴듯하면서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서 나는 정말로 그런 줄만 알았다. 자이뿌르에서 이 코브라왈라를 만났을 때 난 신기해서 한 동안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자이뿌르에서 이 사진을 찍고 후에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져보니 놀랍게도 뱀은 귀가 없어서 소리를 전혀..
2015.04.24 -
머수리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풍경들
머수리에서는 아주 작은 것들에 감사하게 된다. 이름모를 작은 풀꽃 하나, 하늘 위로 치솟은 전나무와 삼나무들, 5월부터 시작하여 가을이 되기 전까지 피어나는 붉은 로덴드롬 나무의 꽃들, 산골 어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들, 지붕 위에 집과 집 사이에 널어놓은 울긋불긋한 빨래들, 랜도르 바자르의 채소가게와 신발 수선집, 짜르두깐(네 개의 가게가 있는 곳)의 맛있는 스넥요리들..... 그리고 날마다 먹어도 물리지 않는 소박한 식사. 그 모든 것들에서 신의 은총과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 2010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머수리의 일상을 담다. 여름이 되면 머수리의 돌담 벽들에는 이름모를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납니다. 접사렌즈는 안 가져왔..
2015.04.23 -
라다크 - 레에서 열린 이색적인 폴로경기
매년 9월 1일부터 15일까지 라다크에는 라다크 축제가 열린다. 레의 곳곳에서 각종 전시회와 퍼레이드, 다양한 공연들과 이벤트 등이 매일 진행되는데, 꼼꼼히 신경써서 체크해 보면 나름 볼거리들이 쏠쏠하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라다크에 올 때는 가보아야 할 몇몇 장소를 정해 놓고 빠듯한 일정으로 오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 등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감사하게도 나의 스케쥴 가운데서 레 시내를 돌아보기로 예정된 날에 마침 폴로경기가 열렸다. 축제 기간 중 폴로매치는 총 6번 진행된다고 적혀있었지만 참여하는 구체적인 팀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듣기로는 주로 이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 팀들과 민간인 팀들이 리그전 형식으로 경기를 한다는 것 같았다. 룰이야 뭐 말타고 하는 하키..
2015.04.22 -
코친 - 까타깔리, 인도의 전통무언극 공연
코친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면 바로 까타깔리(KathaKali) 공연이다. 인도의 남서부지역,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코친을 중심으로 한 도시들에서 정기적으로 공연되는 이 무언극은 바라트나띠얌, 까닥, 마니뿌리, 오디시 등과 함께 인도의 5대 전통 무용극 중 하나로 꼽힌다. 까타깔리는 이야기인 까타(Katha)와 음악(Kali)이 합쳐진 말로서, 음악과 함게 무언극으로 표현되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 공연이 그토록 유명해진 이유는 말이 없이 표정과 동작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방식과 더불어 인도의 전통적인 서사 이야기를 강렬하고 인상적인 분장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6세기 이후로 중국에서 들어온 경극의 요소가 가미되면서 극적인 재미가 훨씬 ..
2015.04.22 -
께랄라 코친 - 중국식 어망이 있는 풍경들
유럽 및 아라비아 세계와 동남아, 중국 등 아시아를 잇는 무역항이자, 아라비아 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어류를 맛볼 수 있는 코친항. 인도에서 코친 항구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바로 이 중국식 어망이다. 바다에 나가 큰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루 종일 저 그물을 담가 두었다가 저녁 때에 들어올려 그 속에 있는 물고기를 건져내는 어떻게 보면 아주 소박하고 원시적인 방식의 어업수단이다. 저녁 때가 되어서 몇 개의 그물을 들어올리는 장면들을 담았는데 그 그물들 가운데 고기가 열마리 이상 잡힌 그물이 거의 없었다고 보면 과거에는 어땠을 지 몰라도 지금은 이 방식의 고기잡이가 그리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 중국식 어망은 코친의 상징과 같은 것이어서 여행 가이드북에도 등장하고, 노을..
2015.04.21 -
머수리, 하늘의 평화가 땅과 만나는 마을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하늘은 땅과 만나고, 땅은 하늘을 우러르는 곳. 거룩하고 정결한 하늘의 기운이 땅을 감싸고 땅의 모든 소란스러움과 어지러움이 그 품에서 잦아드는 곳. 욕심과 탐욕은 물러가고 미움과 원망은 녹아지고 오직 사랑과 믿음으로 가득하게 하라. 오직 기쁨과 소망으로 충만하게 하라. 마음 상한 그대, 슬픔으로 억눌린 그대, 시련과 아픔으로 절망에 빠진 그대, 그 낙심의 자리를 벗어나 위로와 회복의 자리로 나아오라. 하늘의 기쁨, 하늘의 평화 오늘 그대를 감싸리라. 2010년 여름 머수리 랜도르 힌디어학원 근처에서 * 즐감하셨나요~? 공감을 체크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2015.04.20 -
깨달음을 위한 구도자의 길 - 사두(Sadhu)
|| 깨달음을 위한 구도자의 길 - 사두 Sadhu - A Seeker's Way for Enlightment 주황색 망또, 온갖 기괴한 분장과 치렁치렁한 장식.... 이들은 과연 누구이며 무엇을 목적으로 이런 삶을 살아갈까? 이들은 바로 힌두교의 수행자, '사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힌두들은 이상적인 힌두교도의 일생을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한다고 한다. 배움의 단계와, 가장으로서의 직무을 다하는 단계, 은퇴와 수행의 단계, 속세의 인연을 끊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사냐시의 단계가 그것이다. 사두는 이 중의 은퇴와 수행의 단계에 해당되는 삶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나, 힌두교도들은 사실상 자신들의 한 평생이 진리를 향한 깨달음의 과정, 즉 요가 수행의 단계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사두의 정의를..
2015.04.20 -
께랄라 - 코친의 유대인 마을을 찾아서...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 BC 1세기 이전부터 유대인들이 살았다? 상당히 생소하고 미심쩍은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역사적인 기록으로 볼 때 분명한 사실이다. 인도에는 BC 1세기 이전부터 이미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코친 근처에 이주해와 정착촌을 이루고 살았으며, 그 후손들은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고 독립하기까지 대대로 인도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전승에 의하면 사도 도마는 처음에 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이곳 인도에 왔다고 한다. 유대인들이 인도에 처음 드나든 것은 멀리 솔로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번영기였던 이 시대에 유대인들은 메소포타미아와 파르티아를 거쳐 인도땅에 와서 공작을 비롯한 진귀한 동물과 각종 향신료들을 수입하여 솔로몬 ..
2015.04.19 -
꼿등갈루루 - 사도 도마가 인도에 첫발을 내딛다.
|| 꼿등갈루르 - 사도 도마가 인도에 첫발을 내딛다. Kodungaluru - The Apostle Thomas took his First Step in India. 우리는 인도를 흔히 힌두교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13억 인구의 8할 가까운 인구가 힌두교도들이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인도는 1억 6천만 명의 무슬림들이 살고 있고, 3천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도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2천8백만으로 추정되는 시크교도와 소수의 자이나교도, 조로아스터교, 바하이교도들도 인도에서 활발하게 포교활동을 하며 공존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도는 독립 당시부터 세속주의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최소 2천년 이전에 인도에 유대교도들이 들어왔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대인들의 정착촌이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남인도 ..
2015.04.19 -
머수리의 비가 갠 오후
|| 머수리의 비가 갠 오후 A Rainy Afternoon in Mussoorie 우타라칸드 주의 히말라야 산록에 자리잡은 작은 도시, 머수리(Mussoori). 해발 2200m의 고산에 자리잡은 이 작은 도시의 어느 비 개인 오후.... 힌디어를 배우기 위해 두 달 반 동안 머수리에 머무르던 기간은 마침 거의 매일 비가 내리고 안개가 끼는 몬순 시즌이었다. 매일 우산을 들고, 비옷을 입고 산길을 걸어 학원을 오가는 것이 일과였다. 고산지역이 어디나 그렇듯 날씨가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혀 색다른 장관을 눈 앞에 펼쳐보였다. 눈앞의 장면들을 있는 그대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안타까움 속에서도 가끔씩 머수리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을 수 있는 기쁨을 내게 안겨 주었다. 온 세상..
2015.04.18